“올 3분기에도 성장주와 가치주의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개인이 대응하기 더 어려운 장세가 펼쳐질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변치 않는 것들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성준석 KTB자산운용 펀드매니저(팀장)는 “대부분 시장이 오를 것으로 보지만 어떤 종목이 오를 것이냐를 놓고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대형주를 선택하고,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낮추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 통계학 석사과정을 졸업한 성준석 매니저는 운용업계에서 글로벌 자산배분 전문가로 손꼽힌다. 그가 운용하는 KTB글로벌멀티에셋인컴EMP펀드는 순자산이 1895억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EMP펀드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연초 이후 가장 많은 돈이 몰렸다.
성 매니저는 최근의 성장주 반등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의 상승 사이클이 종료됐음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가치주가 약세로 바뀌려면 경기침체가 와야 하는데 지금 회복세를 보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프라 확대 재정정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가치주가 주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경기민감주가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성 매니저의 예상이다. 10월부터는 미국의 재정회계연도가 끝나면서 미국 민주당이 2조~4조달러 수준의 재정 확장정책을 단독으로 추진할 기회가 한 차례 주어지기 때문이다. 성 매니저는 “3분기 내내 재정정책 통과 여부와 법인세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을 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흔들리는 장세에 개인투자자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성 매니저는 두 가지 원칙으로 흔들리는 파도를 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실적이 개선되고 배당이 늘어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종목은 순환매 장세에서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평가 종목’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퀄리티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QUAL ETF 등을 추천했다.
두 번째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분산투자다. 한국과 미국, 유럽 등으로 지역을 분산하면서 동시에 성장주와 가치주로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칫하면 경기회복세에 따라 시장 전체는 오르는데 자신이 보유한 개별종목은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S&P500을 추종하는 SPY ETF, 리츠에 투자하는 REM ETF, 미국 금융 관련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XLF ETF 등을 추천했다. 그는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기에는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하는 EMP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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