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평양 방문 당시의 능라도 연설을 회상하며 “북한의 눈과 태도는 강렬히 평화를 열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며 “북한이 완전히 변화했고 발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임은 인터뷰와 함께 전한 ‘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타임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시간(대통령 임기)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의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같이 남북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건 북한과의 외교적 성과가 없으면 문 대통령이 실패한 대통령으로 여겨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타임은 분석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노력을 쏟아붓고 있고, 이로 인해 국내적으로는 지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임은 “지난 5월 초 문 대통령의 국내 지지율은 급락해 35%에 그쳤다”며 “부동산 스캔들 등 때문이며 유명인들의 자살 사건으로 이어진 성희롱이 만연한 상황도 (배경에)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 개선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고, 쇠퇴하고 있는 유산에 사로잡힌 나머지 애초에 그가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봤다. 타임은 “관여, 협상, 도발, 관계 소원, 화해라는 반복되는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며 “다음번 시도가 있더라도 권태 섞인 한숨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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