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로 비상 상황에서 불륜 행각이 발각된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이 결국 사임했다.
행콕 장관은 26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전날 밤 사의를 표명했다"는 영상을 게재했다. 자신의 보좌관과 껴안고 키스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된 후 하루 만에 사임한 것.
행콕 장관은 앞서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한 건 인정하고, 실망시켜 미안하다"면서도 앞으로 업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고, 존슨 총리 측은 "행콕 장관의 사과를 받아들였고, 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결국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영국 매체 더 선은 행콕 장관과 보좌관인 지나 콜러댄젤로가 포옹하고 키스하고 있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사무실 문을 열고 복도에 누가 있는지 확인했고, 이후 스킨십을 이어갔다.
더 선 측은 이 영상이 5월 6일 촬영됐다고 밝혔다.
형콕 장관은 보건부 비상임 이사이며 지나 콜러댄젤로는 옥스퍼드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기혼으로 각각 세 명의 자녀가 있다.
행콕 장관은 콜러댄젤로를 지난해 3월, 6개월 계약직 무급 보좌관으로 채용했다. 이후 9월 보건부 비상임이사로 임명했다.
현재 영국은 변이 바이러스로 비상 상황이다. 26일까지 성인 83.7%가 1차 접종을 받았고,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61.2%에 달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6일 기준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8270명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자택 외에는 포옹도 금지하는 강력한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대응을 총괄하는 보건 장관이 내연녀를 곁에 두고 업무 공간에서 불륜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특히 두 사람의 키스는 영국 정부가 식구가 아닌 사람과 포옹할 수 있도록 방역 규제를 완화한 지난달 17일 이전에 이뤄진 행동이다.
또한 직장 내 거리두기도 위배됐다. 법적 구속요건은 아니지만, 영국 정부는 능한 한 다른 사람과 2m 거리를 유지하도록 권장했다. 나란히 서 있거나 마스크를 착용한 '위험 완화' 상황이라도 1m 간격을 둘 것을 권고했다.
유고브 설문조사에서는 행콕 장관이 물러나야 한다는 답변이 49%로 계속 있어야 한다는 답변(25%)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코로나19 유가족 단체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행콕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코로나19 유가족 단체 관계자는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행콕 장관이 봉쇄나 새로운 규제를 발표한다면 누가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 말을 듣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행콕 장관 후임에는 전 재무장관 사지드 자비드가 임명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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