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변이 유행국'서 입국자 급증…해외유입 확진 11개월 새 최다

입력 2021-06-27 17:52   수정 2021-06-28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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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해외에서 감염된 뒤 국내에 들어온 확진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이런 상황에서 방역의 고삐를 늦췄다가는 자칫 델타 변이로 인한 대유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27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5월 30일~6월 5일) 하루 10명대이던 해외유입 확진자는 넷째주(6월 20~26일) 40명대로 급증했다. 29.1명이던 직전 주(6월 13~19일)와 비교하면 하루 평균 12.5명 늘었다. 특히 지난 25일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57명으로 작년 7월 24일(86명) 후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공항 검역이나 입국 후 격리하는 시기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해외유입 사례가 늘면서 주말 동안 전체 하루 확진자 수는 600명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휴일에는 검사 건수가 줄어 확진자 수도 300~500명대로 쪼그라들지만 26~27일에는 이틀 연속 600명대였다.

해외유입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배경에는 인도네시아와 델타 변이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지난 19일부터 8일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5일에도 전체 확진자 57명 중 18명이 인도네시아에서 입국한 이들이다. 인도네시아는 요즘 델타 변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지난달 5000명대이던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만 명대로 4배로 불었다. 신규 확진자 중 약 7%가 델타 변이에 의한 것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의료계는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 완화가 ‘인도네시아발(發) 델타 변이 확산’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방역당국은 7월부터 해외 입국자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대해 2주일간 격리 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영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도 해당된다. 여기에 사적 모임 허용 인원과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2차, 3차 감염 가능성도 높아진다.

델타 변이는 세계 각국에 빠르게 퍼지며 확진자를 양산하고 있다. ‘백신 효과’에 힘입어 지난달 초 1000명대로 떨어진 영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26일(현지시간) 1만8270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2월 5일 이후 최다치였다. 일본은 델타 변이 확산세 등을 감안해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리안젤라 시마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부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는 사람 간 전달되는 방식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더 치명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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