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통화내용 실시간 메모…영어·전문용어 다 알아들어

입력 2021-06-29 17:23   수정 2021-06-30 01:39

아틀라스랩스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통화 내용을 글로 실시간 기록해주는 앱 ‘스위치’를 운영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정치학을 전공한 뒤 투자은행 UBS 등에서 근무한 류로빈 아틀라스랩스 대표(사진)가 2016년 창업했다.

스위치 앱을 쓰면 통화 도중 메모할 필요가 없다. 상대방과의 전화가 끝난 뒤 바로 문자로 기록된 통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누가 언제 어떤 말을 했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대화를 메신저 앱 형태로 보여준다. 메시지 말풍선을 선택해 그 부분 음성만 듣고, 키워드 검색을 통해 원하는 내용을 찾을 수도 있다. 자주 전화하는 사람과의 기록만 필터링해 보거나, 태그로 전화 기록을 관리하는 식으로 전화 내용이나 이력을 관리하기 쉽다. 업무상 자료를 증빙하거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할 때 편리하게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틀라스랩스는 스위치 서비스에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음성인식 솔루션 ‘제로스’를 활용하고 있다. 막대한 양의 대화 형식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뉴스 앵커처럼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인식률을 높였다. 영어나 숫자 등이 들어간 문장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예금’ ‘CD형’ ‘신탁’ 등 특정 분야에서만 쓰이는 용어도 인식할 수 있도록 언어 모델을 구성했다.

모든 통화 데이터는 당사자만 알 수 있는 암호화 키값을 적용해 관리한다. 스위치 내부 인사나 제3자가 통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스위치 서비스는 무료와 유료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무료로 쓸 때는 매월 발신 통화 30분, 수신 통화는 무제한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독형 요금제인 ‘무제한 플랜’은 매월 1만원에 발신·수신 통화 모두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적용할 수 있다.

지난 3월엔 스위치 서비스에 화상회의 내용을 텍스트로 기록해주는 기능을 더했다. 다자 간 화상회의 때 AI가 화자별로 음성 정보를 수집해 대화형으로 기록해준다. 현재는 최대 네 명까지 화자를 인식해 자동으로 대화형 기록을 보여준다. 화자가 네 명보다 많을 때는 대화형이 아니라 일반 기록식으로 회의록을 볼 수 있는 식이다. 회의 내용도 노트를 달거나 검색·공유 등을 할 수 있다.

아틀라스랩스는 서비스를 기업 간 거래(B2B) 모델로도 확장하고 있다. 부동산, 금융, 보험 분야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영업·마케팅 전화를 할 일이 많은 직군의 수요가 크다는 판단이다. 최근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수요가 더 커졌다. 포스코ICT, 오뚜기, 예스24, KT DS 등이 아틀라스랩스의 솔루션을 쓰고 있다. 아틀라스랩스는 서비스를 세계 각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엔 스위치 앱의 미국 현지화 버전인 ‘스위치보드’를 출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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