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상위 20% 집값 11억 돌파…부동산 양극화 '사상 최악'

입력 2021-06-29 21:28   수정 2021-06-30 02:14

집값이 장기간 오르면서 전국 상위 20% 주택의 평균가격이 처음으로 11억원을 돌파했다.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해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 가격은 평균 11억37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8.1%(2억4179만원), 2년 전보다는 47.9%(3억5767만원) 뛰었다.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서울은 5분위 주택 가격이 21억7749만원에 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상승 속도가 심하게 빠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국 5분위 주택값은 2017년 2월 평균 6억원을 넘긴 뒤 2018년 9월 7억원을 돌파했다. 1년7개월 새 1억원이 올랐다. 지난해 8월엔 9억원을 넘어섰고 불과 5개월 만인 지난 1월 10억원을, 지난달에는 11억원을 차례대로 돌파했다. ‘1억원 상승’에 걸리는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은 지난해 12월 5분위 주택 평균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4개월 만에 21억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자산 양극화도 심해졌다. 고가 주택값이 크게 오른 사이 저가 주택은 상승 수준이 미미해서다. 이달 전국 주택 1분위(하위 20%) 평균가격은 1억238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8.3%(954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2년 전과 비교해도 상승 폭은 9.2%(1044만원) 수준이다.

최근 2년 동안 가격 상승을 따져보면 가장 비싼 5분위 주택값이 3억5000만원 넘게 오르는 사이 서민층이 거주하는 1분위 주택값은 1000만원 남짓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8.9로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다만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수도권 주택 5분위 배율은 6.1로 지난달(6.2)보다 낮아졌다. 서울은 5.0에서 4.9로, 경기는 4.5에서 4.4로 내려갔다. 수도권의 경우 이 수치가 지난 3월 6.6에서 5월 6.2, 지난달 6.1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수도권 저가 주택 가격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1분위 주택값은 최근 1년간 30.6%(5664만원) 올라 같은 기간 5분위 주택값 상승률 23.7%를 넘어섰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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