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옷 고쳐 입기’ 권하는 아웃도어 기업

입력 2021-07-12 06:03  

[한경ESG] 베스트 프랙티스-파타고니아



최근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행의 첫걸음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는 선두 기업의 사례를 통해 벤치마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2021년 한국 기업들이 ESG 경영, 기업의 임팩트 스토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반면,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수십 년간의 비즈니스를 통해 임팩트 비즈니스를 실행해 오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여러 조사기관에 의해 글로벌 시장에서 ESG 경영의 최선두에 있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해 온 지 50여 년에 접어들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2025년까지 탄소중립 실행을 목표로 설정하고, RE100(Renewable Energy 100%) 달성, 생산 제품에 재활용 소재 비중 높이기 등을 ESG 경영의 목표로 삼고 있다.

매년 매출액 1% 환경단체에 기부

보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영역에서 지속 가능한 실행 전략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행동주의(activism)다. 멋진 구호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행동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는 것이다. 기업의 전사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환경 경영을 지향하고, 실천 메시지를 글로벌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며, 글로벌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주간을 지정해 환경오염의 폐해에 대해 알리는 캠페인을 벌인다. 124개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실제적인 해결책을 찾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둘째는 기부(donation)다.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라는 구호를 내걸고 매년 매출액 1%를 지역 환경 및 사회 이슈 활동가들을 위해 지원한다. 현재까지 누적으로 약 1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후원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매출액 1%를 환경보호를 위해 헌신하는 지역 활동가들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으며, 2018∼2019년에는 매출 1%에 더해 추가적으로 약 1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또한 기업 내부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직원들이 2개월간 100% 급여를 지급받으면서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업 내 대대적으로 ‘차량 운행 줄이기(Drive-Less)’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차를 통한 이동 빈도를 줄여 탄소배출량 감소를 유도하기도 한다. 공정무역을 지지하며,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된 상품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2019년 기준 전체 매출 중 공정무역 생산 상품 비중이 전년도 24%에서 45%로 증가했다.

셋째는 상품 측면에서 ‘낡은 옷(Worn Wear)’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이는 한 번 입거나 사용한 파타고니아 제품들을 중고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숍을 운영하고, 재활용 소재를 이용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상품 개발과 판매 전략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행하는 방안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파타고니아는 수십 년 동안 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를 지속 가능성에 두고 사업을 개발하고 실행해 왔다. 제품 디자인에 있어서는 단순함과 기능성을 추구하며 제품의 생산, 판매, 그리고 경영 전반에 ESG 개념을 실행하는 경영을 지속해 왔다.

파타고니아의 ESG 실행은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미 1986년부터 수익의 10%를 환경보호 단체에 기부하며 지구세를 내기 시작했다(현재는 매출 1% 후원). 1988년에는 요세미티 지역의 도시화를 막는 환경 캠페인을 진행했다. 1993년에는 25개 페트병에서 폴리에스테르를 추출해 PCR 신칠라 플리스라는 명칭의 재활용 상품을 개발한 바 있다. 1996년에는 모든 제품의 원단을 유기농 면만 골라 사용하기 시작했다.

서플라이 체인 측면에서는 2007년부터 파타고니아 상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의 ESG 정보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낡은 옷 프로그램을 통해 오래된 옷을 수선해 오랫동안 입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천연고무 성분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재생 나일론, 재생울, 재생면을 소재로 사용하는 등 100% 지속 가능성에 기반을 둔 원재료를 사용하고, 이주 노동자와 관련한 사회적 규정을 적극 준수했다.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로 발생한 매출을 기반으로 100% 환경보호 지원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발자국 연대기 웹사이트 운영하며 사례 공유

2017년부터는 낡은 옷 온라인 사이트를 오픈해 의류 재활용과 순환경제 활성화를 촉진했다. 2019년에는 ‘We a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이라는 새로운 기업 미션을 발표하고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서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파타고니아는 ‘발자국 연대기(Footprint Chronicle)’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사 상품의 제작 공정과 관련된 탄소 발자국,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실제 사례들을 공유하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파타고니아의 기업 활동과 사업 관행을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이해관계자와 공유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파타고니아는 공정노동위원회의 창립 회원이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법정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인권이 보장되는 근무 환경인지, 노동조합을 만들고 참여할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감사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또한 아웃도어산업협회 환경 부문(Outdoor Industry Association’s Eco-Index), 기업책임위원회(Corporate Responsibility Working Groups), 유럽 아웃도어그룹사회책임위원회(European Outdoor Group’s Social Responsibility Working Group)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산업 내 지속 가능성을 선도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 내 커뮤니티를 통해 유사한 목표를 지향하는 동종 업계 동료들과 함께 지속 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ESG 경영을 처음 시작하는 스타트업 자문을 진행하기도 한다.

사업의 본체 외에 기업 운영 측면에서는 본사 주차장에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고,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및 전용 주차 공간을 마련해 탄소 배출 감축에 일조한다. 제품 생산 공장과의 소통과 관리, 감사를 통해 사회적인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가치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경영의 글로벌 최선두에 있으면서 기업의 경영 실적 역시 2015년 이후 한국에서만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영 실적은 연간 매출 1% 기부라는 원칙을 고려해 역추적했을 때, 연간 10%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의류 생산과 판매에 더해 프로비전(Provision)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친환경 농작물, 가공음식을 개발하는 등 지속 가능한 음식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SG 경영이 곧 기업의 지속 가능한 파이낸셜 스토리임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인 것이다.

서현정 ERM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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