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은 스탠퍼드대 졸업생인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가 2010년 만든 사진 기반 SNS다. 세계 인구의 상당수가 매일 음식, 얼굴, 풍경, 가족, 관심사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공유한다. 많은 ‘좋아요’와 댓글, 팔로어를 거느린 새로운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도 만들어냈다.
블룸버그통신의 기술전문기자인 사라 프라이어는 인스타그램의 창업부터 현재에 이르는 성공 스토리를 《노 필터》에서 소개한다. 그는 두 창업자와 회사 관계자들을 3년 동안 심층 취재해 인스타그램 관련 정보를 자세히 담았다. 인스타그램은 카메라 필터라는 도구를 통해 모바일 사진의 질을 한층 높였다. 저자는 노필터라는 제목처럼 보기 좋게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인스타그램을 객관적으로 알려 주려고 노력한다. 창업 때 이야기보다 페이스북에 인수된 뒤 성장해가는 과정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이들은 큰돈을 만지게 된 것에 멈추지 않고, 더 완벽한 앱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전진했다.
인스타그램은 처음 만들어진 사진 SNS 앱이 아니었다. 창업자들은 뭔가 새롭고 과감한 것을 발명하는 대신 다른 앱들이 갖고 있는 기능을 향상시켰다. 다른 앱보다 더 단순하고 빠르게 만들어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인스타그램을 즐기게 했다.
특별한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이용자가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창업자들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결정을 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최대한 독립적인 운영을 약속받고 회사를 매각했다.
페이스북의 품에 안긴 후 시스트롬과 크리거는 페이스북의 제품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과정을 지켜봄으로써 자신들의 장단점을 파악했다. 성장과 광고수익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질 때도 앱의 아름다움과 예술성을 고집했다. 그 결과 브랜드 마케팅과 개인의 삶이 뒤섞이고, 상업성과 예술성이 합쳐진 세계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이런 장인정신이 오히려 상업적으로 완벽한 앱을 만드는 결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한다.
월간 이용자 10억 명을 달성한 직후 두 창업자가 그만뒀다. 페이스북의 간섭이 심해지고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하자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떠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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