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美 로빈후드, 7000만달러 '벌금 폭탄'

입력 2021-07-01 17:16   수정 2021-07-02 01:15

미국판 ‘동학개미’ 열풍을 이끈 미국 증권사 로빈후드가 서비스 중단 사태와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혐의 등으로 7000만달러에 달하는 벌금과 배상금을 물게 됐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증권업계의 자율 규제기구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은 로빈후드에 5700만달러(약 643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피해 고객들에게 1260만달러(약 142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는 FINRA가 부과한 재정적 처벌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뉴욕증시가 폭락할 때 기술적 오류로 여러 차례 시스템이 정지됐다는 점이 벌금 부과 사유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당시 주식과 암호화폐를 급히 매도하려던 이용자들은 “로빈후드 앱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FINRA는 로빈후드가 옵션 거래에 부적합한 투자자의 거래를 승인하고, 마진 거래와 같은 고위험 투자에 대해 고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FINRA는 “로빈후드가 사실을 호도하거나 거짓된 정보를 제공해 수백만 명의 고객이 광범위하고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FINRA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2016∼2018년 신분 도용이나 사기 연루 가능성이 의심되는 고객 9만 명에게 새 계좌를 열어줬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고객 수천 명의 옵션 거래 계좌도 허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로빈후드를 통해 옵션 거래를 한 20세 이용자가 72만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착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FINRA가 부과한 금액은 로빈후드가 벌금에 대비해 따로 책정해놨던 266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거액의 벌금 부과가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로빈후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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