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연꽃을 ‘꽃 중의 군자’라고 불렀다. 더러운 진흙에서 출발했으되 피어난 꽃은 더러움에 한 점 물든 것 없이, 그 무엇보다도 순수하고 깨끗한 자태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연꽃에서 종교적 의미를 떠올린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불교에서 연꽃은 혼돈 속에서 피어난 창조와 생성을 의미한다. 석가모니가 태어나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을 때, 발자국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불교에 귀의한 사람이 서방정토에 왕생할 때 연꽃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연화화생(蓮華化生)’의 신화도 있다.
때 이른 무더위 탓에 마음조차 턱턱 막힐 때가 잦다. 찌는 듯한 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활짝 핀 연꽃을 보면서 마음속 더러움을 씻어내면 어떨까.
김동욱 기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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