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김경율 섭외했다가 1시간만에 뒤집은 민주당

입력 2021-07-01 19:02   수정 2021-07-01 19:10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선거 예비경선 프로그램인 '국민면접'에서 질문을 던질 면접관으로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를 섭외했다가 약 1시간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김 공동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의혹을 파해진 '조국 흑서'의 공동집필자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6시35분께에 자료를 내고 "국민면접관 전문가 패널로 김소연 뉴닉 대표이사, 김해영 전 국회의원, 유인태 전 의원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4일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9명에게 질문을 던지는 '국민면접관'을 맡게 된다.


오후 5시까지만 하더라도 유인태 전 의원의 자리는 김 공동대표가 차지하고 있었다. 경선기획단 대변인인 이소영 의원은 5시께에 기자들을 만나 "김경율 회계사는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으로서 진보진영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여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며 탈진보 인사로 불리는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의 질문을 날카롭게 전달할 분들을 모셨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김 공동대표가 면접관으로 포함됐다는 발표가 나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경율씨가 주장했던 조국펀드는 대법원 판결로 무죄임이 밝혀졌다"며 "김씨가 심사하는 경선 행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당 지도부는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혹하게 조국의 시간을 연장하려 하나"며 "대선후보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경선 일정을 두고 '연기론'을 외쳤던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다시 한번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지도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해석이다. 두 후보의 반발이 나온지 불과 5분만에 경선기획단이 철회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미 앞서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 전 총리는 철회 결정이 나온 이후 "당 지도부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며 "지도부와 모든 후보들이 만날 것을 제안한다. 경선 이런 식으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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