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4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토론 배틀‘의 흥행과 관련해 향후 어떠한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보수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탁현민 비서관을 바라보면서 뛰어난 기획자라고 했을 때 나는 일관되게 저분이 방송국에 가면 우수한 PD가 안될 것이라고 얘기해왔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 대표는 “감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 쪽에 안 왔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호가호위하는 것”이라며 “이제 탁현민 트라우마를 완전히 날려버렸다. 탁현민이란 전략가가 있어서 우리가 지고 있었다는 말도 안되는 프레임과 피해의식을 이번 토론배틀이 완전히 깼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같은 사람이 나타나 우리 선거를 망가뜨리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망상을 무너뜨린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 대표와 탁 비서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 부지 문제를 놓고 지난 3월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되기 전이었던 이 대표가 "(대통령이) 농사지었다는 것을 안 믿는 이유가, 밀짚모자 쓰고 농사지었다면 탁현민 행정관(비서관)이나 누구나 당연히 홍보에 몇 번 활용하지 않았겠냐"며 선제공격을 날렸습니다. 그는 "백신 수송 훈련과 백신 접종 참관도 홍보하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청잘알(청와대를 잘 안다)', '탁잘알(탁현민을 잘 안다)'이다"라고 했습니다. 탁 비서관은 이에 "아마도 이준석군은 대통령의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걱정스럽다. 정치하겠다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아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다"고 응수했습니다. "이준석군은 2012년 사과 이후로도 바뀌지가 않았다. 반복되는 실수는 세월이 흐르면 삶의 태도가 돼버린다"며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대표가 2012년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문 대통령의 목이 베어진 만화를 페이스북에 링크했다가 사과했던 일까지 거론했던 것입니다. 이에 김준석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의 전직 최고위원을 ‘이준석군’이라고 부르며 권력자 행세를 하는 정신 나간 비서를 내쫓는 일이야 말로 ‘대통령의 일’이 아니겠느냐"고 비판하는 등 야권에서 거센 반발이 나왔습니다.
탁 비서관은 얼마전 문 대통령의 유럽순방 암호명(코드네임)을 SNS에 공개하는 등 활발한 대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기밀 유출' 논란에 휩싸이는 등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1야당의 수장이 된 이 대표와 야권의 '공적'인 탁 비서관 간의 악연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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