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독립기념일 도발 없이 내부 결속 다져

입력 2021-07-04 17:23   수정 2021-07-05 01:40

북한이 4일 미국 독립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무력 도발 없이 내부 결속만을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당 최고위급 간부들을 해임한 가운데 대미(對美) 도발 대신 당과 주민 통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지난달 29일 주재한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에 대해 “당원들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무조건 철저히 집행하여야 할 지상의 명령”이라며 “당의 결정 지시를 심장으로 받들고 결사 관철하는 것이야말로 수령에 대한 최고의 충성”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당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며 당 최고위급 간부들을 해임했다. 아직까지 정확히 누가 해임됐는지 공개되지 않는 가운데 군 서열 2위인 이병철 당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해임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무력 도발을 일삼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무력 도발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4일 대함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을 비롯해 2006년, 2009년, 2017년 미국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한 바 있다. 김정은이 잇달아 당 간부들을 질책하고 당 최고위급 간부를 숙청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대외 정책에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걸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군 소식통은 이날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는 2일 한국 정부·여당 일각에서 제기된 하반기 연합훈련 취소 가능성에 대해 “계획된 훈련 일정엔 어떤 변경도 없다”고 일축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대화와 대결을 동시에 준비하겠다고 말한 만큼 당분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며 “8월 연합훈련 진행 여부를 보고 연계해서 무력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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