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 美 상반기 최다 판매 신기록…인도·베트남 점유율 1위 '질주'

입력 2021-07-05 15:40   수정 2021-07-05 15:41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상반기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올렸다. 투싼, K3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이 고루 선전하며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월간 판매 기록을 갈아치운 결과다. 미국 시장 회복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넘사벽’으로 불리던 일본 자동차업체도 속속 추월하고 있다. 인도에선 현지 진출 23년 만에 마루티스즈키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도요타의 텃밭이었던 베트남에서는 2년 전부터 정상으로 올라섰다.
미국 상반기 판매 역대 최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상반기 미국에서 80만4944대를 판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1% 늘어난 규모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52.2% 증가한 42만6433대를 판매해 기록을 새로 썼다. 기아는 43.7% 늘어난 37만8511대로 기록을 경신했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는 투싼(8만3517대), 아반떼(7만3437대), 싼타페(6만3110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기아는 K3(6만2159대), 스포티지(5만3374대), K5(5만1120)가 1~3위를 차지했다. 미국 포브스는 “신형 투싼은 현대차가 미국 SUV 시장에서 강자로 계속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현대차·기아의 상반기 미국 판매 증가율(48.1%)은 현지 경쟁 업체 평균(33.7%)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 GM(19.7%), 도요타(44.5%), 스텔란티스(17.4%), 혼다(40.7%) 등을 압도한다. “현대차가 다른 자동차 메이커에 비해 반도체 공급난 관리를 잘한 덕분”이라는 게 포브스의 분석이다. 현지 순위는 여전히 6위지만 격차를 좁혔다는 평가다.
제네시스, 올여름 유럽에서 달린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여름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중국에 이어 고급차 본고장인 유럽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본격 경쟁에 나선다. 지난해 말 출범 5주년을 맞은 제네시스는 유럽 진출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역동적인 우아함’으로 대표되는 디자인 철학 등을 내세워 올여름 독일 영국 스위스 등 유럽 각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대형 세단 G80와 대형 SUV인 GV80를 시작으로 중형 세단 G70와 중형 SUV인 GV70를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 전략 차종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럽에 내년까지 3종의 전기차도 투입한다. 지난달 공개한 G80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전용 전기차 등 2종을 더 내놓기로 했다. 제네시스는 독일 뮌헨과 영국 런던, 스위스 취리히에 ‘제네시스 스튜디오’를 열기로 했다. 비대면으로 차량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도 선보인다.

제네시스는 상반기 중국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상하이에 스튜디오를 열고 G80와 GV80를 출시했다. 작년까지 부진하던 중국 시장에서 올해 제네시스로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흥국 자동차 한·일戰 한국 완승
신흥시장에선 현대차·기아가 다양한 옵션을 갖춘 프리미엄 차종을 출시하는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 장악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기아의 지난 5월 인도 시장 점유율은 35%로 1위를 기록했다. 전달 23%에서 12%포인트 급등하며 현대차가 1998년 현지 공장을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월간 1위를 차지했다. 40여 년간 최정상을 고수했던 마루티스즈키(인도 마루티와 일본 스즈키의 합작사)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7%에서 32%로 내려앉았다.

2000년대 도요타의 텃밭처럼 여겨졌던 베트남 시장에선 현대차·기아가 2019년부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4월에도 3만7354대를 팔아 도요타(1만8973대)를 크게 따돌리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올 1~5월 현대차·기아가 크레타의 선전으로 16만1409대의 판매량을 올리며 도요타를 4배 이상 앞질렀다. 브라질에선 현대차·기아가 같은 기간 8만419대를 판매해 도요타(6만2094대)를 앞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현지에서 전 차종에 걸쳐 판매 2위를 차지한 해치백 모델 HB20 신형을 최근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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