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연 소득 3000만원 이하 △만 60세 이상 △1주택자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할 때 종부세 과세를 이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과세 이연은 자산이나 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을 특정 시점까지 미뤄주는 것을 뜻한다. 종부세에 과세 이연 제도가 도입되면 과세 대상 주택을 팔거나 가족에게 상속·증여하는 시점까지 세금 납부를 유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종부세 납세 시점을 집이 팔릴 때로 미뤄둔 뒤 양도 차액에서 양도소득세와 종부세를 함께 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유예 기간 동안 납세자는 유예된 종부세 총액에 연 1.2%만큼의 이자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
종부세 과세 이연제도 도입 논의는 주택 보유세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맞닿아 있다. 주택 보유세는 미실현 소득에 부과하는 만큼 지나치게 무거워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대상자가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의 만 60세 이상 1주택자로 한정되면 종부세 과세 이연 도입에 따른 수혜 대상은 기대보다 많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령과 저소득 등을 이유로 종부세를 도저히 낼 수 없는 이들에게 활로를 열어주겠다는 것”이라며 “지나치게 대상을 확대하면 자산가들게에 특혜를 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당정 협의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해당 안건이 확정되면 종부세 과세 대상을 상위 2%에 한정하는 법 개정안 등과 함께 이달 중순 국회에 상정돼 올해 12월 종부세 납세 시점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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