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 MZ세대…코로나 이후 빚 55兆 폭증

입력 2021-07-05 18:38   수정 2021-07-06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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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450조원에 육박하는 빚더미를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후 1년 동안 55조원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를 사들이기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나선 결과다.

한국경제신문이 5일 한국은행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올 1분기 말 2030세대의 금융회사 대출금 잔액은 44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1분기 말보다 55조3897억원(14.1%) 증가했다. 2030의 부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세대의 가계부채 증가율(9.5%)을 크게 웃돌았다.

코로나19 사태는 작년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감염을 시작으로 본격화했다. 이후 1년 동안 2030의 빚이 사상 최대폭으로 늘었다.

차입금이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과 맞물린다. 2030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서둘러 사들이려는 이른바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나타난 결과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신고일 기준)에서 2030의 매입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8월 40.4%로 사상 처음 40%를 넘어섰다. 올해 1월에는 42.1%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2월(40.1%)과 3월(40.6%)에도 40%대를 유지했다.

기성세대와의 자산 격차를 메우기 위해 암호화폐를 사들이려는 2030이 늘어난 것도 빚더미를 불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새 가입자(249만5289명) 중 63%가량이 2030세대로 집계됐다.

빠르게 불어나는 빚으로 2030세대의 신용위험은 커지고 있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금리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시장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2일 0.01%포인트 오른 연 1.484%까지 치솟으면서 2019년 11월 19일(연 1.485%) 후 가장 높았다.

다중채무자(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개인)인 2030이 지난해 말 금융회사에서 조달한 차입금은 130조원으로 2019년 말보다 16.1% 늘었다. 20대가 빚으로 빚을 돌려막기 하면서 조달한 카드론은 지난해 말 8조원으로 16.6% 증가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이 같은 취약차주의 대출 부실이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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