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MZ세대, 우리 회사는 처음이지

입력 2021-07-06 17:35   수정 2021-07-07 00:10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다”는 말이 쓰여 있다고 한다. 어느 시대에나 세대 차이와 갈등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표현이다.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며 개성을 강조하던 X세대는 당시 새로운 세대의 표상이었다. X세대가 팀장, 부서장이 되고, 이제는 꼰대가 아닐까 걱정하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소통을 고민하는 모습은 비단 우리 조직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불공정하다 싶으면 할 말을 하는 등 기존 세대와 다른 가치관과 행동을 보인다. 이들은 대기업 성과급 논란, 평생직장이라 불리는 공공기관 줄퇴사,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회사에 대한 가감 없는 비판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내며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기업의 수직적인 조직 구성과 수평적인 의사소통의 균형이 필요한 이유다. 기업마다 다양한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구성원들이 공감하며 참여하는지는 지속적으로 체크해볼 사항이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지난해 5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하고, 원팀(One Team)으로 하나 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자 근무현장을 돌며 젊은 직원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신입직원 간담회를 함께 했을 때, ‘블라인드 앱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본사와 지역부서 중 첫 근무지는 어디가 좋을까’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솔직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는 블라인드의 순기능을 강조하면서도 익명성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고, 대안으로 직장 내 새로운 내부 소통채널을 제안했다. 또 첫 근무지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경력 경로를 어떻게 설계하는 것이 좋을지 진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올해부터는 신입직원 의견을 듣고 교육제도를 개선한 ‘신입직원 온보딩 프로그램’을 정례화했다. OJT(직무 간 훈련) 기간 동안 적응, 정착, 안정기에 맞춰 본사 체험 근무와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MZ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과 ‘자율’ 그리고 ‘참여’가 핵심이다.

신입직원은 본사 여러 부서를 순환하면서 다양한 업무를 겪어보고, 학습조직을 꾸려 회사의 과제들을 연구하며 나름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첫 부서에 배치되면서 ‘루키 아이디어 발표회’를 열었는데, ‘돈 안 드는 복지, 대국민 홍보방안’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발표하며 자신들이 꿈꾸는 중진공을 이야기했다.

신입직원의 조직 적응이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그들은 조직에 혁신을 가져오고 지속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핵심적인 경영 자원이기 때문이다. 꿈과 비전을 갖고 입사한 신입사원과 조직의 비전을 맞춰나가기 위해 회사와 직원은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7월부터 새로운 신입직원이 출근한다. 반갑습니다, 우리 회사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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