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밥상 물가에…엥겔지수, 21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21-07-06 12:11   수정 2021-07-06 13:15

가계의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엥겔지수’가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217조7558억원·명목 기준) 가운데 식료품·비(非)주류음료 지출(29조166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3.3%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 2000년 2분기(13.5%) 후 가장 높았다. 지난 1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역대 최대치였다.

엥겔지수는 통상 소득이 높아질수록 낮아진다.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식음료비 지출보다는 오락·문화 등 여가생활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엥겔지수는 1990년 20%대에서 2019년 11.4%로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는 12.9%로 반등했다. 코로나19로 바깥활동과 소비를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집밥족'이 늘어난 결과다.

올들어서 엥겔지수가 오름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사태도 작용했지만 밥상물가가 치솟은 영향이 더 컸다. 올해 1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8.2%나 뛰었다. 가뭄이 심했던 2011년 3분기(9%) 후 최고치다.

식료품 가격이 치솟은 것은 장마·태풍 등의 영향으로 식자재 출하량이 대폭 쪼그라든 결과다. 올 1분기 파값은 전년 동기 대비 191.6%나 뛰었다. 파값이 폭등하자 집에서 파를 재배해 먹는 이른바 '파테크(파+재테크)' 유행까지 번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양파와 사과도 각각 54.9%, 52.0% 뛰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지면서 달걀을 낳는 산란계를 대량 살처분하자 달걀 가격도 32.1% 급등했다. 식음료 물가가 뜀박질을 하자 지난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2018년 4분기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자재비가 치솟은 반면에 영화관 관람료와 헬스장 이용료 등을 나타낸 오락·스포츠·문화비 지출은 올 1분기에 12조6700억원으로 2013년 1분기(12조4799억원)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가계가 여가활동을 자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