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힘입어 중국의 전체 소매판매 중 온라인 비중은 지난해 26%를 기록했다. 의류는 35%, 전자제품은 47%까지 온라인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유럽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다는 것은 향후 성장할 공간이 크게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의류는 럭셔리 제품과 맞춤옷 등을 제외하면 온라인 대체가 가능한 제품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e커머스 시장의 성장률 저하로 나타날 것이다.
이 때문에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소매판매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대체가 되지 않은 식료품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식료품 시장은 5조위안 규모로 소매판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온라인화가 6%밖에 진행되지 않은 기회의 땅이다.
크게 두 가지 사업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별 공동구매 방식과 소형 창고유통 방식이다. 지역별 공동구매는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 자주 팔리는 상품을 유통업자에게 공동주문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과일트럭과 비슷하지만, 주문과 거래가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이 모델은 유통이 간소하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으나, 취급 제품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징둥, 핀둬둬, 메이투안, 디디추싱, 알리바바 등이 이 같은 모델을 서비스하고 있다.
소형 창고유통 방식은 지역마다 슈퍼마켓과 같은 창고를 설치하고, 소비자가 주문하면 각 가정으로 배송하는 방식이다. 지역별로 창고를 운영하기 때문에 배송 속도가 빠르고, 배송 가능한 상품군도 다양하다. 하지만 가격이 공동구매 방식만큼 저렴해지기는 어렵다. 알리바바는 허마슈퍼마켓이라는 오프라인 슈퍼를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미스프레시(MF)라는 기업과 딩동선생도 선두주자다.
식료품 특성상 주문과 거래가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 식료품을 지배하는 기업이 e커머스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각종 쿠폰과 과도한 할인행사가 대표적 사례다. 신생업체들은 보조금 지급을 통한 점유율 확보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식료품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와 같다. 두 가지 사업방식은 유통비용과 제품 구색, 배송 속도 측면에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뚜렷한 승기를 잡은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다. 식료품을 잡는 자가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경쟁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봐도 될 것이다.
우건 JK캐피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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