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서 발의된 부동산법…'공공주택 특별법' 가장 많았다

입력 2021-07-06 10:54   수정 2021-07-06 11:04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부동산-주택 공급확대 관련 법안 중 '공공주택 특별법'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보다는 주택공급과 관련된 입법활동이 활발했던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인공지능(AI) 기반 전략분석 컨설팅 스타트업인 스트래티지앤리서치(SNR)가 법무법인 지평, 한국리서치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21대 국회 입법 진단 및 전망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21대 국회 입법 1년간 부동산-주택 공급확대 관련 발의된 법안을 분석한 잠정치에 따르면, 공공주택 특별법은 1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법(12%), 지방세특례제한법(11%),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6%), 지방세법(4%)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주택 공급확대와 관련돼 발의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공공주택과 관련한 제도개선, 분양가 상한제 완화, 세금 경감 등이었다. 이들 법안들은 5월말 기준 가결되거나 대안법안에 반영돼 처리된 비율(가결-반영률)은 약 32%로 나타났고, 원안이 가결된 비율(가결률)은 11%였다. 이는 21대 국회에서 접수돼 처리된 전체 법안의 평균인 22%(가결-반영률)와 8%(원안 가결률) 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높게 나타났고, 소관 상임위원회별로는 국토교통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SNR이 지난 1년 간 국회에 접수된 법안 1만237건 중 각 정당정책 유형과 내용이 유사한 대표 법안 1805건을 AI로 추출해 분석한 결과다.

국회에서 활발하게 입법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은 여론과는 온도차가 났다. 여론에서는 집값을 잡아줄 것을 원했지만, 입법활동은 '공급'이나 '세금 경감' 등에 치우쳤다는 얘기다.

지난 4월 SNR이 한국리서치와 공동 수행한 여론조사에서는 21대 국회의 1년간 경제분야 중 부동산-주택 공급확대 정책여론 지지도는 3위로 집계됐다. 1위는 부동산-주거안정 정책, 2위는 경제활성화 정책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다수는 부동산-주택 공급확대 지지이유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서’, ‘내 집 마련을 위해’,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등의 의견을 밝혔다. 정책에 반대하는 응답자들은 ‘집값이 너무 올라가서’, ‘현실성이 부족해서’, ‘수도권 집중을 가속할 것이기 때문에’ 등의 의견을 내놨다.

SNR의 전문위원인 백영호 박사는 “기존 정책과 법안들은 공공주택, 분양가상한제, 세금 관련 제도의 운영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이런 정책과 법안들이 공급을 늘려서 투기를 근절하고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주택 공급확대 관련 입법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련 정책입법은 여론 지지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당분간 정책입법은 공공주택과 세금 제도의 운영을 통한 가격 안정화 등의 방향으로 예측된다. 상대적으로 입법 가능성이 높은 법안 사례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무주택자를 위한 주거기본법,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관련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이다.

하지만 여론이 기존 정책입법의 효과와 현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만큼 앞으로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원근 SNR 대표 또한 "부동산-주택 공급 확대는 민간 공급자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의 조성과 가격 안정화를 실현할 수 있는 시장 시스템의 마련을 필요로 할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각 지역의 일자리, 인프라 등 주거 환경의 개선을 통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SNR, 법무법인 지평, 한국리서치 3사는 21대 국회 입법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진단하고 전망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리포트를 포함해 주요 쟁점 법안에 대한 법률적 진단과 전망을 포함한 최종보고서는 이달 중순부터 웹리포트 시스템을 통해 발간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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