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전 조합원 대상으로 8시간 종일 파업에 들어갔다.
이어 약 1시간 뒤 울산 본사 내 판넬공장 앞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조경근 노조지부장과 다른 노조 간부 등 2명이 올라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크레인으로 오르는 계단 앞에선 조합원 수백 명이 집회 중이다.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9년 6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노조가 전면 파업하고 크레인을 점거한 것은 2019년과 2020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올해 2월 5일 1차, 4월 2일 2차로 연속 부결된 이후 3차 잠정합의안 도출까지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노사는 2차 부결 이후 두 달 넘게 교섭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하다가 지난달 23일부터 실무교섭을 열었으나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담은 3차 잠정합의안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방적인 요구 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크레인을 점거하고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시대착오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임금협상을 시작했으나,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법인분할)을 놓고 노사가 마찰하면서 교섭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노조의 분할 반대 투쟁 과정에서 사측의 파업 징계자 처리 문제, 손해배상소송 등이 불거지면서 노사 갈등이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 임단협 교섭까지 통합해서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교섭이 2년 2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까지 합하면 사상 처음으로 3년 치 통합 교섭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