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자산(AUM) 2조원’
KTB자산운용이 인프라·선박·항공기·에너지 등 국내외 인프라 특별자산에서 4년 만에 쌓은 실적이다. 지난 2016년 대체투자부문이 신설된 후 ‘무(無)’에서 차근차근 영국 철도리스회사, 대형 항공기(Wide-body) 9대, 싱가폴 컨테이너 터미널, 유럽 벌크 터미널, 미국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타격으로 해외 자산 실사가 어려웠지만 꾸준히 재간접 펀드와 개별 프로젝트 직접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에 투자했고, 미국과 유럽 인프라에 투자하는 알리안츠자산운용의 SMA(단독사모펀드) 재간접 펀드, 2곳의 LNG탱커 투자도 마무리될 예정이다.
트랙 레코드가 없던 인프라 특별자산에서 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비결은 투자자산의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다. 정우송 KTB자산운용 투자금융본부장은 “LNG터미널에 투자하면 터미널을 이용하는 글로벌 선사들과 연결되고, 미리 이들에게 자문·주선을 하면서 다음번 선박 발주도 따낼 수 있었다”면서 “산업의 밸류체인을 이해하면 업황 사이클상 어떤 선박에 투자해야 수익이 안정적일지 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실적(트랙 레코드)이 없고, 대형 출자자(LP)도 잡을 수 없어 첫번째 펀드 설정까지 1년 2개월이 걸렸다. 해운회사서 선박투자를 담당하고, 일본계 은행서 선박금융·항공기금융을 다뤘던 정 본부장의 주도로 선박 펀드와 항공기 펀드부터 시작했다. 정 본부장은 “항공기와 선박은 업황의 변동이 크지만, 좋은 자산을 선별하면 불황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좋은 자산은 회사의 전략적인 자산으로 업황 사이클이 안좋아도 마지막까지 팔지 않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투자를 담당한 운용역이 펀드 설정 및 운용의 전 과정을 모두 책임지는 것도 정 본부장의 뚜렷한 운용철학이다. 그는 “자산의 특성상 이해도가 높아야 하고,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성공적인 운용의 핵심”이라며, “펀드 수가 많아지더라도 펀드 설정만 하는 투자팀과 운용만 하는 운용팀으로 구분하지 않고 담당 운용역이 끝까지 펀드를 책임지고 운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본부원들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탄탄한 팀웍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대체투자부문 아래 인프라/PE실이 지난 1일 투자금융본부로 승격됐다. 인프라 등 특별자산에 국한됐던 투자영역을 산업과 연결된 부동산, 기업 등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투자금융본부는 5년 뒤 AUM 5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예를 들면 항공기 투자시 항공산업과 연결된 격납고, 컨테이너창고, 수리시설 등 부동산과 서비스기업에도 투자할 것”이라면서 “전문성이 중요해 국내선 아직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 영역이지만 미래를 위해선 연관된 밸류체인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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