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딸이 무슨 죄…前남편 회사 앞에 33시간 세워둔 엄마

입력 2021-07-08 09:47   수정 2021-07-0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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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압박하기 위해 5살인 딸을 회사 정문 앞에 13시간 동안 서 있게 한 엄마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4단독 김성준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20대 A 씨는 전 남편 B 씨와 이혼한 뒤 딸과 함께 생활해왔다. 이혼 후 A 씨는 B 씨를 집착하기 시작했고 지난 2월부터 B 씨를 압박하기 위해 딸을 이용했다. 그는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 딸을 전남편 회사 정문 앞에 서 있도록 한 것.

경찰 조사에 따르면 2월 1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딸을 세워뒀고, 다음날인 2일은 평균 영하 2.4도의 추운 날씨에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 동안 딸을 정문 앞에 방치했다.

2월 3일에도 7시간 30분 동안 똑같이 딸을 밖에 뒀고, 2월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려 13시간이나 전남편 회사 밖에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B씨 주거지 인근 밖에 머물렀다.

5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12시간)와 6일 0시부터 1시까지(1시간)에도 B씨 회사와 주거지 앞에 딸을 서 있게 시켰다.

7회에 걸친 학대 행위 중 4일 오전 9시부터 5일 오후 7시 30분까지 1시간 30분을 뺀 약 33시간 동안 한겨울 추위 속에 아이를 바깥에 있게 한 것이다.

아동학대 혐의 조사를 피하려고 대전을 떠났던 A 씨는 지난 5월 12일경 부산에서 체포됐다. 호송 과정에서 경찰관에 침을 뱉기도 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일부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했지만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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