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자본금을 5분의 1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한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다른 저비용 항공사들도 무상감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보통주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억원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한다고 7일 공시했다. 현재 1925억인 자본금은 385억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감자 기준일은 8월 30일이다. 회사 측은 “결손금 보전과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무상감자”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기업의 자본총계는 자본금보다 많은 게 정상이다. 자본금에 각종 잉여금을 더한 것이 자본총계인 까닭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자본총계가 1372억원에 불과해 자본금(1925억원)을 밑돌고 있다. 2019년 2분기부터 계속 적자를 내면서 결손금(마이너스 이익잉여금)이 2768억원으로 불어난 탓이다.
게다가 제주항공은 올해 내내 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대로 올해 2400억원 규모 적자를 내면 제주항공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게 된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이 이번에 선제적으로 무상감자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다만 적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무상감자만으로 자본잠식 위험을 완전히 벗어나긴 힘들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무상감자와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자본잠식률 28.7%)뿐 아니라 진에어(42.4%), 에어부산(34.4%), 에어서울(완전잠식), 이스타항공(완전잠식) 등이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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