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바꾸니 상승폭 더 커진 서울 집값…81주 만에 최고

입력 2021-07-08 17:28   수정 2021-07-09 00:49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통계의 표본을 늘리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기존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부동산원 통계는 민간 통계에 비해 표본수가 지나치게 적어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조사 방식 등의 한계 때문에 여전히 민간에 비해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부터 표본 아파트 3.4배 늘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올라 지난주(0.12%)보다 상승률이 0.03%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 규제가 담긴 ‘12·16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2019년 12월 셋째주(0.20%) 후 81주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구별로는 노원구(0.29%) 송파구(0.20%) 서초구(0.19%) 강남·동작구(각 0.18%) 등 순으로 많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상승폭이 이례적으로 크게 확대된 데에는 표본수 증가 등 통계산정 방식이 달라진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원은 지난해 12월 통계청으로부터 통계 개선 권고를 받고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부동산원은 이번주부터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의 표본수를 기존의 전국 9400가구에서 3만2000가구로 약 3.4배 늘렸다. 구표본에선 전국 3만9994개 단지 중 4266개 단지(10.7%)만 조사 대상이 됐으나 신표본에선 1만6955개 단지(42.4%)로 범위를 넓혔다.

또 기존에는 아파트 면적, 건축연령 등만 고려됐지만 이제는 가격분포까지 포함해 모집단의 특성을 더 정확하게 반영했다. 새로운 표본 중 3억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8.6%(1만8754가구)로, 실제 전국 아파트 994만9925가구 중 3억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57.9%)과 흡사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외부 지수검증위원회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새로운 표본을 시계열 통계로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검증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주 구표본을 적용한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0.13%로, 신표본(0.15%) 적용 시보다 상승률이 0.02%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노원구는 구표본 상승률이 0.28%로 역시 신표본 0.29%보다 낮았다. 신표본 적용으로 강남구(0.16%→0.18%) 서초구(0.18%→0.19%) 송파구(0.17%→0.20%) 등도 상승폭이 커졌다.
부동산원 0.15% vs KB 0.27%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부동산원이 발표하는 통계는 주택가격 관련 국가승인통계로 정부 부동산 정책 결정의 근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그간 KB부동산 등 민간 기관이 집계하는 통계에 비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B부동산은 매주 아파트 3만327가구를 포함한 총 3만4495가구 주택에 대해 조사해왔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대비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KB부동산 조사 결과 8.3%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부동산원 조사는 2.29% 상승에 그친다.

부동산원이 이달부터 산정 방식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민간과 차이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KB부동산이 조사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27%로, 부동산원 조사(0.15%) 대비 상승률이 훨씬 높다.

부동산원 통계는 소속 직원 약 300명이 실거래가격을 바탕으로 중개업소와 호가 등을 참고해 ‘거래가능가격’을 산출한다. KB부동산은 지역 중개업소에 표본 아파트의 시세를 하한가·일반가·상한가 등으로 나눠서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선 대체적으로 부동산원의 통계가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정부기관 직원인 부동산원 조사자보다 일선 중개업소가 체감하는 시세가 시장 변동을 더 빠르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시장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KB 등 민간 통계를 보는 게 낫다고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부동산원 통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민간과 격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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