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지수는 1.07% 내린 3217.95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2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전날 미국 주가 하락,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4차 대유행 본격화 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외국인은 지난 5월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많은 주식(1조3337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1조801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사흘간 개인 순매수는 4조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삼성SDI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에 올랐던 소비·레저·항공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주도 주저앉았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1.3%까지 추락한 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여파로 금리 인상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악재였다. 코스닥지수도 0.54%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인 달러당 1149원10전에 마감됐다.
사상 첫 무관중 올림픽 개최를 선언한 일본 증시 역시 충격을 받았다. 장 초반 약 700포인트 급락한 닛케이225지수는 0.63%(120.36포인트) 내린 채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도 상승세가 꺾였다. 전날까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8일(현지시간) 각각 0.86%, 0.72% 하락했다. 다우지수도 소폭(0.75%) 떨어졌다. 높은 백신 접종률에 들떠 있던 유럽 증시는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면서 2.13%(유로스톡스50지수)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 외에는 악재가 없다’며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델타 변이가 경제 재개 속도를 늦출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를 빌미로 증시가 잠시 쉬어가는 단계로 봐야 한다”며 “다만 조정이 불가피한 업종을 염두에 두고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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