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韓 방역 모범국인데 격리?"…伊 "그린패스 문제 공감"

입력 2021-07-09 09:27   수정 2021-07-09 09:28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상·하원의장 등을 잇달아 만나 입국 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무 격리'를 면제해주는 이탈리아의 '그린패스' 적용국에 한국을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박 의장은 이날 낮 로마 시내 상원의장 관저에서 진행된 카셀라티 상원의장과 회담에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의회 지도자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위축됐던 양국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의 '그린패스' 제도와 관련, "일부 아시아 국가가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누락된 것은 대단히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대한민국은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기업인들이 투자나 비즈니스로 관계로 왕래해야 하는데 격리 때문에 못 하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한국도 격리 면제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린패스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 등에 대해 최대 10일간의 의무 격리 없이 자유롭게 입국·여행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유럽연합(EU) 회원국과 함께 미국과 일본은 포함됐으나 한국은 제외된 상태다.

카셀라티 상원의장은 "한국은 전염률이 낮고 방역도 세계 모범이다. 그린패스 문제는 굉장히 공감한다"면서 "정부에 강력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의장은 경제 협력 문제와 관련, 피코 하원의장에게 "이탈리아의 그린 리커버리(green recovery) 계획과 한국의 그린 뉴딜 정책이 거의 일치한다.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에너지 개방에서 양국 협력 가능성이 아주 높다"며 "이탈리라의 높은 기초과학과 한국의 응용과학이 협력하면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피코 하원의장은 "양국 국회가 경제 회복, 환경 전환 등 여러가지 프로토콜을 함께 해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까셀라띠 상원의장과 피코 하원의장 모두 오는 10월 로마에서 열리는 G20 국회의장정상회의에 박 의장을 초청했고 박 의장은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뒤 두 사람의 방한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동포 및 지상사 대표들과 만찬 간담회를 가진 박 의장은 이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 의장은 "상·하원의장과 한-이탈리아 친선협회장에게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다"며 "세 분 모두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이날 오스발도 나폴리 이탈리아-북한 의원친선협회장을 50분 가량 접견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협력도 당부했다.

박 의장은 "북한은 이제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야 할 때"라면서 "작년 남북 국회회담을 제의했다. 언제 어디서나 아무 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미 정상이 합의하고, 우리 국회가 적극성을 보일 때 북한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의장은 "대한민국은 코백스 AMC에 내후년까지 2억1000만달러를 지원한다. 북한은 백신을 지원받을 다양한 경로가 있고, 코백스를 통해서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폴리 회장은 "북한최고인민회의와 대한민국 국회의 만남이 성사됐으면 좋겠다"며 "협회도 가능한 지원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 특히 평화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 전달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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