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귀신을 퇴마하는 영화가 아니에요.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되묻는 영화입니다. 오컬트 장르로만 볼 게 아니라 깊이있는 드라마로 보면 더 재밌습니다.”
이성민은 드라마 ‘미생’, 영화 ‘공작’ ‘남산의 부장들’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하지만 호러물이나 스릴러를 제외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오컬트 장르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에 우리가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진짜인가, 보는 것이 전부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맡은 캐릭터가 보통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는 역할이라 흥미진진한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했죠.”
작품의 각본 및 연출을 맡은 김태형 감독은 신인이지만 이성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감독님이 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 약 100권의 책을 읽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감독님과 만나 서로의 관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제8일의 밤’은 ‘세상에 깨어나선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걸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한국 토속신앙과 불교적 세계관이 어우러져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이성민은 전직 승려이자 수호자의 운명을 지닌 진수 역을 맡았다. 스님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했다고 한다.
“진수가 전직 스님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동자승 청석(남다름 분)과 과거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해요. 과거 회상신이 짧은 몽타주로 나오는데, 그때는 감정 변화와 눈빛에서 번뇌와 번민이 가득한 진수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작품의 다양한 해석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야기 구조가 친절한 영화는 아니에요. 그래서 저도 시나리오를 받고 감독님에게 많은 질문을 했죠.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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