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재무 "최저 법인세율 지지"…다국적기업 '세율 쇼핑' 막힌다

입력 2021-07-11 18:29   수정 2021-07-12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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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023년부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금을 낮추던 각국 정부의 조세 전쟁 시대가 끝날 전망이다. 주요 20개국(G20) 경제 수장들이 최저 법인세율 등을 담은 글로벌 조세 개혁안을 승인하면서다. 합의안에 따라 131개국 정부가 기업으로부터 걷는 추가 세수는 17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모인 G20 재무장관들은 9∼10일(현지시간) 이틀간 회의를 열고 글로벌 조세 개혁안을 큰 틀에서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다국적 기업이 얻은 이익을 재분배하고 효과적인 글로벌 최저 세금을 도입하는 두 항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안은 각국 정부가 법인세 최저세율을 15%로 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디지털세 도입 방안도 포함됐다. 구글 페이스북처럼 고정된 사업장이 없는 기업이 서버를 둔 나라뿐 아니라 수익을 올린 국가에 세금을 내는 내용이다.

지난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39개국 중 130개국의 동의 서명을 받아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합의안은 오는 10월 30∼31일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2023년 발효하는 게 목표다.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에 아일랜드 바베이도스 헝가리 에스토니아 등 8개 나라는 반대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들 국가의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라면서도 “모든 나라가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독일 언론 디벨트는 조세 개혁안이 도입되면 131개국에서 1300억유로(약 177조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각국 재무장관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합의안 마련으로 ‘자멸적 국제 조세 경쟁’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며 “여러 국가가 기업을 끌어들이고자 세금 인하 경쟁을 벌였지만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했다. 불필요한 세금 경쟁으로 정부 운영에 필요한 재원만 사라졌다는 것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100년 만에 한 번 오는 개혁의 기회”라며 “디지털 공룡들은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OECD는 통상이익률 10%를 초과하는 이익에 대한 20~30%의 과세권을 각국이 나눠 갖는 디지털세 도입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옐런 장관을 만나 초과이익 과세권 배분비율을 20%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재 업종의 세부 적용 방안도 논의했다.

이지현/강진규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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