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개념 차주의 행태를 참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적고 무단 주차를 한 차주가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A 씨는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사진 한 장과 무개념 차주를 고발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글쓴이는 소규모 빌라에 거주 중이다. 야외에 앞뒤로 2줄씩 총 4구획 주차 공간이 있어, 4명의 차주가 이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밤 A 씨가 귀가 후 주차를 하려고 보니 검은색 BMW 차량이 앞쪽에 주차되어 있었다. 뒤쪽은 텅 비어있었다. A 씨는 '내 차 앞에 아무도 주차하지 말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어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차를 빼달라고 자동차 유리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도 차주와는 통화를 할 수 없었다. 밤도 늦었던 데다 피곤한 A 씨는 지정 주차 공간이 아닌 곳에 차를 주차하고 집에 돌아왔다.
A 씨는 다음 날에도 문제의 BMW가 미동 없이 주차된 것을 발견했다.
분노한 마음에 차주 번호로 전화를 다시 걸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어린아이였다. 아이는 "네, 이거 차 빼달라는 전화죠? 할머니 바꿔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곧 할머니가 전화를 넘겨받아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우리도 엄청난 피해자"라며 "차를 아무대나 주차하고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적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같은 내용의 전화를 오랜 기간 동안 1000통은 받은 듯 하다"며 "이 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은 죄 없는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애"라며 호소했다.
A 씨는 이들의 주장이 거짓 같지 않았다.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전화를 끊은 뒤 A 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도로변이 아닌 남의 주택 앞에 주차해 놓은 경우는 견인할 수 없다고 했다"며 "너무 황당하고 억울하다"며 하소연했다. A 씨는 12일 "참고로 아직도 차를 안 빼놓은 상태"라고 댓글을 게재했다.
네티즌들은 "이건 꼭 초등학교 2학년 아이 부모가 고소해야 할 것 같다. 피해 보상받아야 한다", "경찰에 신고해서 차주에게 연락해달라고 하면 전화가 가능할 것 같다", "BMW 차 앞을 막으면 전화 올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주차 금지구역에 차를 댈 경우 경찰관이나 시·군 공무원이 차량 이동을 명령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차량이 '도로'에 주차돼 있어야 한다. 아파트 주차장이나 주택 앞은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지여서 강제로 행정 조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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