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장관은 이날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 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한경 밀레니엄포럼 웹세미나에서 탄소중립과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탈원전 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있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 이유로 원전의 안전성 우려와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꼽았다. 문 장관은 “한국은 다른 원전 강국과 달리 좁은 지역에 원전이 밀집돼 있고, (원전을 건설할) 다른 지역을 찾기도 쉽지 않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민의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방안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전을 줄이면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그는 “한국에서 원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날은 앞으로 60년 후”라고 반박했다. 한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모두 24기로 발전량 기준 세계 6위에 해당하는데,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에도 세계 9위에 해당하는 9기의 원전이 운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원전이 탄소중립 실현에 작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란 설명이다.
탈원전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추후 기술 발달 정도에 따라 탈원전 정책이 변경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문 장관은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나오면 (탈원전 정책이) 재고될 수 있다”고 했다.
문 장관은 기업들의 탄소배출 감축을 돕기 위한 지원 방안을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철강 등 전통적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아직 대체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고민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강화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나오면 구체적인 기업 지원 방안 및 탄소중립 실현 전략 등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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