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배달 앱인 요기요의 매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기한을 넘기게 됐다. 유력 인수 후보들이 빠지면서 몸값이 당초 기대치의 4분의1수준까지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플랫폼 기업 몸값 고공행진에도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최대주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는 12일 공정위에 요기요 매각 시한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요기요의 1차 법적 매각 시한은 내달 2일까지인데 이를 연장시켜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요기요는 올해 초 매물로 나왔다. 독일 DH가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팔아야 한다는 공정위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당시 DH가 국내 1,2위 배달 플랫폼을 품으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된다는 이유로 양사의 합병을 반대했다. 그러면서 6개월 내에 요기요를 처분토록 했는데 DH가 이 매각 기한을 넘긴 것이다.
공정위는 이르면 이번주 내부 회의를 소집해 연장 승인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회의에는 조성욱 공정위원장을 포함한 9명이 참석한다. 공정위는 매각 연장 사유가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최대 6개월까지 시한을 연장해 준다. 6개월 연장 승인이 난다면 내년 2월까지 팔면 된다. 내년 2월까지도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DH는 매일 약 5억원에 이르는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배민 인수금액 4조7500억원의 0.0001%수준이다. 공정위는 최대 0.0015%에 이르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통상 0.0001%를 책정한다.
요기요는 매물로 등장했을때만 해도 2조원 규모에 달하는 ‘핫딜’로 주목받았다. 당시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 요기요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고 쿠팡이츠는 후발 주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을 내세워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요기요는 이미 쿠팡이츠에 2위 자리를 내줬다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1년 전 2조원 안팎으로 평가받던 요기요의 몸값은 하락했고 현재는 5000억~7000억원으로 거론된다.
공정위가 요기요 매각 기한을 연장해줄 가능성이 높지만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예비입찰 때만 해도 신세계, 야놀자 등 굵직한 전략적 투자자들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사모펀드 2~3곳만 남은 상황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