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송파구갑)이 21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표 발의를 단 한 건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이 입법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국만 비판하던 김웅의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웅 의원의 의정활동 중 대표 발의 법률안이 '0'건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정부여당과 조국 비판에는 그렇게 열심이더니 의정활동은 소홀한 것 아니었느냐"며 비판했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김 의원의 공동 발의 건수는 145건에 달하지만 대표 발의 법안은 0건이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인 이수진(동작구을) 의원(49건), 고민정 의원(17건)은 물론 같은 국민의힘 초선 윤희숙 의원(8건), 조수진 의원(5건) 등과도 비교되는 수치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률이 없는 것을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으로 연결 지을 수 있을까.
입법이 너무 남발되는 현실에서 '실적 내기'식이 아닌 국민에 꼭 필요한 법안만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국회 입성 당시에도 "법안을 남발하기보다는 적더라도 꼭 필요한 법안만 발의하겠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원 측은 "입법이라는 것은 결국 국민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부담으로 작용하고, 과잉 입법은 반드시 부작용을 발생시킨다"며 "처음 밝힌 각오대로 일 년에 1건 정도 사회의 구멍을 메우고 미래 세대에 도움이 되는 법안만을 발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신중하게 준비 중인 법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러면서 "법안 내용이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하게 접근했고, 내용을 조정하고 법적 공감을 받는 데 시간이 걸렸으나 그만큼 쏟아지는 법안 사이에서 법률가 출신의 1호 법안으로서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지금 국회는 입법 홍수를 이루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5월 30일~2021년 7월 13일 기준 21대 국회의원들이 대표 발의한 법안의 개수는 1만492건에 달한다. 20대 국회의원들이 임기 4년간 대표 발의한 법안이 총 2만1594건인 것을 고려하면 어머어마한 수치다.
하지만 일부 법안은 반짝 이슈몰이에 함몰돼 오히려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양극단으로 내몰았다는 지적도 받는다.
"선한 의도만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말처럼 21대 국회 임대차 3법 등은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키고 서민을 고통받게 한 대표적인 법안으로 꼽힌다.
공천 등에 영향을 주는 국회의원 평가 항목에 '대표 발의 법안수'를 포함해 개수의 많고 적음으로 의정 성과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미나/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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