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발전 자주 껐다 켜 수도권 미세먼지 악화"

입력 2021-07-14 17:28   수정 2021-07-1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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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가 수도권 미세먼지 문제를 키운다’는 취지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 시정을 촉구했다. LNG발전소의 가동 초기 오염물질 배출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다. 정부가 석탄발전을 대체할 친환경 발전원(源)으로 내세운 LNG발전이 오히려 대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감사원은 14일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검사 보고서’를 통해 “산업부와 환경부는 2019년 11월께부터 LNG발전소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동 초기에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한 방안 등 구체적인 저감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부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LNG발전소 가동 초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조사에서 부산과 인천 LNG발전소의 가동 초기 일산화탄소(CO) 배출량은 각각 938ppm, 516ppm에 달했다. 이는 일산화탄소 소각 오염물질 허용 기준 50ppm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탈질설비 전문가들이 수도권 미세먼지 악화의 주원인 중 하나로 LNG발전소를 꼽는 이유다. 가동 초기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최근까지 대부분 LNG발전소에서 기준치 40ppm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LNG발전소는 정상 가동할 때는 오염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배출한다. 하지만 LNG발전소는 발전 단가가 높아 수시로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는 게 문제다. 가동 초기 불완전 연소로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수도권 발전소의 경우 연평균 재가동 횟수가 80회에 달한다. 일부 발전소는 600~800회 재가동한다.

산업부는 발전 5개사와 전력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소 등과 함께 작년 12월부터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3년 11월까지 3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도부터 반응하는 촉매기술을 개발하는 게 골자다.

환경 전문가들은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도심 미세먼지 악화 문제를 키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으로 포장된 LNG발전소의 오염물질 배출 문제가 공론화되는 것을 정부가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용화 가능한 탈질 기술부터 일부 발전소에 우선 테스트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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