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13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부동산 플랫폼업체의 중개업 진출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협회는 이 자리에서 대형 부동산 플랫폼의 중개업 진출을 ‘골목상권 침탈’로 규정하고 진출 철회를 촉구하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직방이 지난달 연 기자간담회에서 프롭테크 기술을 이용한 부동산 중개 사업모델인 ‘온택트 파트너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프롭테크는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가상현실(VR) 등 하이테크 기술을 접목한 부동산 서비스다. 이 같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비대면(온라인)으로 부동산 정보조회·매매·계약·수리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직방은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파트너 중개사들로부터 소정의 이용료를 받을 계획이다. 단 신규 창업 중개사에게는 전속 제휴 기간인 첫 1년 동안 최소 5000만원의 수익을 보장하기로 했다. 직방 측은 “형식과 구조 측면에서 중개사들과의 파트너십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막대한 자본과 정보력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영세 공인중개사의 중개보수를 반반씩 나눠 갖자는 것”이라며 “결국 중개사가 이들에게 종속돼 각종 명목으로 부당한 배분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플랫폼이 부동산중개업 진출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과 함께 서명운동, 집회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날부터 회원 중개업소로부터 플랫폼업체의 중개업 진출을 규탄하는 서명을 받고, 플랫폼업체 광고물 철거와 협회 홍보물 게시 등 선전전을 펼치기로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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