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15일 한국전력에 대해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되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급등한 원가 지표들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연간 실적 추정치는 더 낮아질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2만5000원을 유지했다.
한전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3조3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일찍 찾아온 더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로 전략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업손실은 1조2000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탄발전소 이용률은 자발적 상한제에도 전년 대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나 원자력은 계획예방정비 증가로 전년 대비 9% 하락한 72.3%로 예상된다"며 "석탄발전량 감소로 연료비는 소폭 하락하겠으나 구매전력비는 전력도매가격(SMP)가 9.8% 상승하고 구매전략양도 증가하며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여러 차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이 필요하다. 신고리 4호기 화재 등으로 기저발전소 이용률은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등 정책 비용은 지속해서 늘어나는 한편 올해는 4분기에 원전 사후처리 관련 비용도 반영될 전망이다. 유연탄 가격은 과거 2019년 고점을 상회하고 있지만, 매출액은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분이 미반영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불리한 영업환경이 이어지며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도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유 연구원은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12월 조정에서도 인상분이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여러 차례 연속적으로 조정단가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는다면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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