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삼남매가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순간 벼락을 맞았고 이 모습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다행히 남매들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BBC 등 외신은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날 20대 삼남매가 겪은 아찔한 일을 보도했다. 각각 레이첼·이소벨·앤드류란 이름의 잡슨 삼남매는 자전거를 타고 이모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이날 한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한 달 치의 비가 쏟아진 런던에선 한때 교통이 마비되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이들 셋은 폭우에 잠시 나무 아래로 가 비를 피했다. 나무 아래서 셀카를 찍던 이들은 순간 내리치는 벼락을 그대로 맞고 말았다. 벼락 맞는 모습이 찍힌 사진엔 마치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같은 노랗고 붉은 빛만 보인다.
다행히 행인들이 그들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세 사람은 허벅지와 배 등에 약간의 화상을 입었지만 몇 시간 치료 후 퇴원했다.
이소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번개가 칠 때 사진이 찍힌 시간은 오후 5시 5분으로 기록돼 있다"며 "갑자기 땅바닥에 쓰러졌고, 윙윙거리는 소리 이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른팔 전체가 마비돼 움직일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레이첼은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리가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며 "번개 맞을 때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소벨과 레이첼은 "팔에 번개같은 자국이 남았다"며 팔을 들어보였다.
병원 측은 이소벨의 팔 속에 있는 티타늄 판이 벼락을 맞게 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소벨은 지난해 자전거 사고로 다친 팔을 티타늄으로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았기 때문. 레이첼은 "티타늄 판이 박힌 이소벨의 팔은 벼락을 맞은 뒤 매우 뜨거웠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