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셋 공부합시다] GDP갭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성 예측이 가능해요

입력 2021-07-19 09:01   수정 2021-11-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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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지난달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연내 적절한 시점에 정상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더불어 “GDP갭의 마이너스가 내년 상반기에 충분히 해소될 것”이라며 “경기회복 흐름에 맞춰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의견을 나타냈다. 이 같은 한은 총재의 발언은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전환하겠다는 강한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이 총재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목하는 지표가 있다. 바로 국내총생산(GDP)갭이다.
GDP갭과 잠재GDP
보통 GDP갭은 실제GDP에서 잠재GDP를 뺀 차이로 정의된다. 잠재GDP란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노동과 자본 등의 생산요소를 완전히 사용하여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을 뜻한다. 따라서 잠재GDP를 추정하여 계산한 GDP갭으로 정부, 중앙은행은 경제 정책 수단을 결정할 때 활용할 수 있다.

GDP갭이 양(+)이면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GDP를 넘어선 과도한 수준이고, 이에 따라 초과 수요가 발생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플레이션 갭’이라고 한다. 반대로 GDP갭이 음(-)이면 물가 상승 우려는 적지만 경제가 잠재 GDP에도 못 미칠 만큼 침체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통 ‘디플레이션 갭’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실제GDP만 발표할 뿐 잠재GDP는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GDP갭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다. 하지만 민간의 경제연구소들은 자체적인 모델을 통해 잠재GDP를 추정하여 GDP갭을 산출하고 있다.
GDP갭을 통한 경제 정책
한은 총재가 현재 GDP갭이 마이너스지만 내년 상반기에 해소된다는 의미는 실제GDP가 잠재GDP 수준으로 도달하여 경기가 회복되어간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에 발표한 ‘경제전망(2021.5월)’을 통해 2021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4.0%, 2022년은 3.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제GDP가 잠재GDP에 근접하거나 넘어선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따라서 GDP갭이 양(+)이 되면 경기 과열을 의미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나 중앙은행은 경기 과열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정책을 시행하게 된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나 재할인율, 지급준비율 인상 및 국공채 매각으로 통화량을 줄이거나 이자율을 상승시키는 정책을 시행한다. 정부는 세금을 인상하거나 정부지출을 축소한다. 반대로 음(-)의 값을 가지면 경기 침체를 의미하고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나 중앙은행은 완화적 또는 확장적 정책을 활용한다.
높아지는 물가 상승 압력
통계청에서 지난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2.4% 상승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주열 총재는 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높아질 것”이라며 “한은의 물가 전망치(1.8%)보다 오름폭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GDP갭 마이너스가 내년 상반기에는 해소되면 인플레이션은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물가 안정이 제1목표인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 테이퍼링을 언급하는 미국이 장기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역전되면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도 변동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GDP갭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시장 전반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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