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는 이날 페어웨이에 공을 네 번밖에 올리지 못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28.6%였다. 결국 1오버파를 적어 냈다. 6언더파를 친 단독선두 루이 우스트히즌(39·남아공)에게 7타 뒤졌다. 이 대회장의 전장은 7189야드로, 여느 메이저대회에 비해 짧은 편이다. 장타자인 디섐보에게 유리하다는 평도 있었으나 드라이버 샷이 흔들리면서 경기를 망쳤다. 디섐보는 “관용성을 높이기 위해 (코브라와) 함께 연구하고 있는데 잘 안 되고 있다”며 “(클럽 헤드) 페이스도 나와 맞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골프 브랜드인 코브라는 디섐보가 2016년 프로 데뷔 때부터 한배를 탄 ‘동지’다. 코브라는 지난해 20㎏ 가까이 체중을 늘린 그의 빠른 스윙 스피드를 감당하기 위해 개발에 힘썼다. 아이언 길이가 모두 같은 ‘원 랭스 아이언’을 디섐보가 요청했을 때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코브라의 벤 쇼민 투어 담당 매니저는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디섐보의 발언은) 정말 바보 같았으며 우리로선 매우 고통스럽다”며 “수많은 사람이 디섐보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지만 그는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후폭풍이 거세자 디섐보는 바로 꼬리를 내렸다. 그는 “프로답지 못한 발언이었다”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드라이버가 안 좋은 게 아니라 내 실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올해 열린 3개 메이저대회에서 두 번 준우승한 우스트히즌은 다시 한 번 메이저 우승 기회를 잡았다. 버디를 6개 잡고 ‘노보기’로 라운드를 끝냈다. 2010년 이 대회 챔피언인 그는 11년 만에 대회 2승에 도전한다.
2개월 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50세11개월) 기록을 세운 필 미컬슨(51·미국)은 10타를 잃고 80타를 적어내 ‘꼴찌’ 수모를 당했다. 안병훈(31)은 3언더파, 공동 9위로 자신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 경신을 노리고 있다. 아직 PGA투어 우승이 없는 안병훈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2019년 US오픈 공동 16위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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