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그동안 자유롭게 사업을 영위하던 중국 빅테크들이 규제당국의 정조준 분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반독점 조사와 데이터 안보를 이유로 자국 빅테크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근엔 국가인터넷정보사무실(CAC)이 지난달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차량 호출업체 디디추싱을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이유로 조사 중이다. CAC는 16일 디디추싱 사무실에 수사관까지 배치했다. 중국 안보부서에서 특정 기업에 직원을 공개적으로 파견한 첫 사례다.
중국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는 셧다운 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셧다운은 미성년자가 심야 시간(오후 10시~오전 8시)에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로 2019년 도입됐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부모의 개인정보로 게임을 하는 등 셧다운 우회 수단이 계속 이용되자 텐센트는 얼굴인식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CNBC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가 비디오게임 중독”이라며 “텐센트가 이번 조치로 당국의 추가 규제를 미리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텐센트는 또 알리바바그룹과 함께 상대방 서비스를 자사 플랫폼에 도입해 양사 간 ‘가상장벽’을 허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티몰 등에서 텐센트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위챗페이를 채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미라보증권의 닐 캠플링 IT·미디어 리서치 대표는 “이런 셀프 규제안은 당국을 앞지르고자 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오래된 근무 관행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시작됐다.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중국 빅테크 특유의 과로 문화인 ‘996 근무’ 관행을 없애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주말근무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996 문화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과도한 업무강도를 빗댄 표현이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996 문화에 대해 ‘큰 축복’이라고 추켜세우며 주목받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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