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A 전 기자'의 무죄 판결을 두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사진)과 한동훈 검사장이 맞붙었다. 추 전 장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 유착"이라고 강조했고, 한 검사장은 "새로운 버전의 허황된 소리"라고 받아쳤다.
취재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비리 정보를 알려달라고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는 지난 16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 추 전 장관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채널A 검·언유착 사건은 수사 방해도 공판 진행도 검·언유착스러웠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검·언유착의 결과이니 개혁이 더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과 관련한 거악인 내부조력자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에 대한 검찰총장의 집요한 감찰과 수사 방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혐의관련자들은 증거인멸을 했고, 수사팀은 지휘부의 개입과 방해 등으로 혼선을 겪으며 증거확보 시기를 놓였다는 설명이다.
또 "이동재 기자는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초기화했고, 검찰은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 후 비번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고도 수사나 재판에 증거로 활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집요한 수사 방해와 증거인멸에도 불구하고 이동재 기자가 음성파일을 이철 대리인에게 들려주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한동훈 검사장이라고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윤석열 최측근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사람'이라고 하는 등 부가 설명을 한 것이 담겨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완벽한 수사 방해와 재판 방해로 진실이 이길 수 없는 한심한 작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면서 "이제 공수처가 수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사법 정의가 실종된 이 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전 장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 검사장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는 것부터가 어렵다"고 일갈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권·언유착 공작과 수사상황 불법 공개의 책임을 져야 할 추미애씨가 사법부 판결로 검·언유착 프레임이 부정되고, 기자 본인들에게조차 전부 무죄가 선고된 다음날 사법부의 재판 결과를 부정하는 긴 글을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채널A 사건) 수사와 재판은 추 전 장관이 역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완전히 배제하고, 직접 고른 검사들을 시켜 보고 받으며 재판까지 한 것"이라면서 "무죄가 나오니 '검·언의 재판방해'라는 새로운 버전의 허황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허황된 소리를 주술처럼 맥락 없이 반복하면서 저나 사법부, 언론 등 상식 있는 사람들을 마구 욕하고 권·언유착 공작 실패의 책임을 면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다"고도 했다.
다만, "객관적으로 밝혀진, 모두가 아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딴 세상 사람처럼 말하다 보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이미 추 전 장관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법치를 파괴했는지 말과 행동으로 다 보셨으니 황당한 말에 현혹될 리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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