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치고 세계 6위 오른 칭다오항, 비결은 무인자동화

입력 2021-07-18 12:44   수정 2021-07-18 13:11


지난 15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치엔완(前灣)전자동화컨테이너부두. 2만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이상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세 척 등 6척의 배에서 동시에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름처럼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넓이 2㎞에 달하는 부두에서 사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각 배마다 16개의 대형 접안크레인이 두세 기 씩 붙어 컨테이너박스를 내린다. 하선한 컨테이너는 지상에서 대기 중인 자율주행트럭에 실린다. 대기 지점의 로봇이 볼트를 조여 컨테이너와 트럭을 연결한다. 이 볼트는 컨테이너의 인식표 역할도 한다. 80여척의 자율주행트럭은 일이 없을 때는 스스로 충전소로 돌아간다.

자율주행트럭들이 컨테이너를 야적장 앞으로 이송하면 총 76기의 궤도크레인이 야적장 내 최적의 장소로 다시 옮겨 놓는다. 높이 50m가량의 궤도크레인들은 수소연료전지로 가동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


칭다오항그룹 산하 치엔완전자동화컨테이너부두는 세계 네 번째,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무인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컨테이너항만이다. 2017년 1차 가동을 시작했으며 2019년 11월 2차 확장을 마쳤다. 현재 미국 서부 뉴포트, 유럽의 로테르담과 함부르크, 중국 칭다오와 상하이 등 다섯 곳에 전자동화부두가 있다.

칭다오항그룹에 따르면 항만의 상하역 작업을 직접 가동하는 인력은 자동화 이전 60여명에서 현재 10여명으로 줄었다. 전체 직원 수는 자동화 이전의 5분의 1인 300명 안팎이다. 그러면서도 효율은 30% 이상 올라갔다. 하루 24시간씩 365일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보 총경리조리(부사장)는 "자동화부두의 컨테이너박스 처리량은 한시간 당 43개 안팎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일부 청소 담당 직원들을 빼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산업재해가 크게 줄어든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치엔완자동화부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가운데서도 목표치인 520만TEU의 물동량을 소화하면서 칭다오항의 전체 물류 처리 역량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칭다오항의 2020년 컨테이너 물동량은 총 2201만TEU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0.8% 감소한 2181만TEU의 부산항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컨테이너항 랭킹 6위에 올랐다. 기존 8위에서 2019년 홍콩항을 제치고 7위를 달성한 데 이어 또 한 계단 뛴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9%가량 줄었다. 하지만 10대 컨테이너항의 물동량은 1.6% 늘었다. 대형 컨테이너항에 대한 집중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또 10대 컨테이너항 중 7곳이 몰려 있는 중국이 지난해 코로나19에서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다는 이유도 있다.

칭다오항은 부두 앞 수심이 20m로 깊어 대형 컨테이너선을 보다 쉽게 정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전자동화부두를 총 6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칭다오항그룹을 보유하고 있는 산둥성정부는 베이징과 허베이, 랴오닝을 비롯한 동북 3성의 해양물류 관문이라는 지리적 위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2013년 전자동화부두 건설에 착수했다. 외국의 기술 지원이 막힌 상황에서 3년여 만인 2017년 1차 가동에 성공했다.

현재까지 칭다오항그룹이 확보한 자동화부두 관련 특허는 124건에 이르며 논문도 70여편 발표했다. 자율주행트럭순환충전기술, 로봇을 활용한 트럭과 컨테이너박스 간 자동 조립 기술, 위급 상황에서 버튼 하나로 부두의 모든 기능을 멈추는 비상중단기술 등의 특허를 갖고 있다.

칭다오=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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