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 파노로스바이오 대표(사진)는 최근 “혈관생성을 막는 단백질 구조로 최대 3개 항원을 표적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파노로스바이오는 국내 최초 단백질 구조 전문 기업을 표방하는 바이오 벤처다. 지난 5월 200억원 규모 투자 유치를 마쳤다. 2023년 기업공개(IPO)가 목표다.
내성 문제는 고형암 완치를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난관이다. 암세포는 주변으로 가는 영양분을 자기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 미세혈관 생성을 유도한다. 이때 암세포가 사용하는 게 혈관내피성장인자 수용체(VEGFR)-2다. 기존 혈관생성 억제제는 이 VEGFR-2의 신호전달체계를 차단해 혈관 생성을 막는다. 하지만 암세포는 VEGFR-2가 막혀도 또 다른 통로인 VEGFR-1을 활성화하는 쪽으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 혈관생성 억제제가 많은 환자에게 꾸준한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았던 이유다.
파노로스바이오는 이런 한계를 해결한 신약 후보물질 ‘PB101’로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VEGFR-1을 통로로 이용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의 일종인 PIGF, VEGF-A, VEGF-B와 결합해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막는 원리다. VEGFR-1을 주 표적으로 삼는 항암제로는 아직 임상에 진입한 사례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19년 설립된 3년차 바이오 스타트업이지만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PB101의 세포주 개발 및 임상 시료 계약을 체결했다. OCI 부사장이던 최 대표는 임상을 담당할 적임자로 지난 5월 영입됐다. 그는 대웅제약에서 19년간 일하며 총괄연구본부장을 지냈던 업계 베테랑이다.
다음 임상 타자도 준비 중이다. VEGFR-1을 차단하는 단백질 구조를 플랫폼 삼아 다른 약물들을 추가로 붙이는 방식으로 내년 전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또 다른 약물이나 면역세포에 작용하는 약물을 붙여 다중 기능을 가진 신약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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