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원전 첫 개발하고도 10년째 상용화 지지부진

입력 2021-07-18 17:53   수정 2021-07-19 02:26

한국은 2012년 세계 첫 소형 원전인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SMART)’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원전 강국답게 다른 나라보다 수년 앞서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10년째 상용화는 지지부진하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원전 해체’ 정책에 휩쓸려 고지를 선점하고도 시장을 다른 나라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소형 모듈 원자로(SMR)’의 중요성이 대두되자 정부는 ‘혁신형 SMR(i-SMR)’을 2028년까지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탈원전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 원전 전문가는 “i-SMR은 개발 지연으로 경제성·안전성이 확증된 실증로를 단기간 내 건설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MR은 일체형 설계로 원전의 여러 요소를 없애거나 단순화한 게 특징이다. 또 공장에서 조립한 모듈을 현장에 설치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SMR은 기존 원전보다 1만 배 더 안전하다”며 “노심 손상이 10억 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할 수 있는 확률로 설계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뒤처진 사이 주요 국가들은 SMR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MR이 안전하고 경제적인 차세대 에너지 개발원으로 주목받으면서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앞다퉈 개발 경쟁에 나서면서다. 미국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정부도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는 작년 10월 SMR과 차세대 원자로 사업에 7년간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뒤늦게 원전산업에 뛰어든 중국도 자체 SMR 개발에 성공한 뒤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중국은 2025년 동북아시아에서 최초로 SMR을 상용화하는 국가가 된다. 전통적 원자력 강국인 러시아는 세계 최초로 해상 부유식 SMR 상용화에 성공했고, 영국은 SMR 개발·상용화와 차세대 원자로 기술에 3억8500파운드(약 6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SMR 시장은 먼저 성공하는 쪽이 시장 주도권을 쥐게 된다”며 “각국이 기술 상용화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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