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주식 벤치마크 개선방안을 보고받았다. 작년 6월 한국거래소를 벤치마크 산출 용역기관으로 선정해 변경 작업에 들어간 지 1년 만이다. 국민연금은 새 벤치마크를 내년부터 투자에 적용할 전망이다. 벤치마크는 기관투자가가 목표 수익률을 정할 때 추종하는 표본 지수다. 운용 담당자에겐 어떤 종목을 담을지를 정하는 포트폴리오 바구니의 기능을 한다.
국민연금은 20년 넘게 코스피200을 직접운용 부문 벤치마크로 써왔다. 직접 운용으로는 코스피200 종목만 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새롭게 개발한 ‘NPS-KR250’(가칭)을 쓰기로 했다. 기존 코스피200에 코스닥50을 포함한 개념이다.
위탁운용 부문은 ‘코스피지수+코스닥100’에서 ‘코스피지수+코스닥150’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새 벤치마크 지수를 도입하는 이유는 기술 혁신으로 국내 산업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투자 대상이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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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이 큰 바이오·IT 관련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 비중이 가장 크니 바이오가 일차적 수혜를 볼 수 있고, 산업적 안배를 고려한다면 IT 관련 종목이 그 다음으로 올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ESG 스코어가 낮은 종목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카카오게임즈 △에코프로비엠 △펄어비스 △씨젠 △CJ ENM △SK머티리얼즈 △알테오젠 △휴젤 등이 있다.
한편 코스닥시장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굴리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일각의 지적에 증권가에선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코스닥 종목 전체를 담는 것이 아니라 50여 개에 한정된 투자라면 충분히 우량주만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민연금은 주식뿐 아니라 대체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하고 있다”며 “단순히 코스닥 투자를 확대한다고 해서 투자 위험이 높아진다고 볼 수 없고 전체의 밸런스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정환/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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