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새 두 배로 커진 테마형 ETF

입력 2021-07-18 17:30   수정 2021-07-26 16:13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 테마형 ETF는 전기자동차, 우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특정 테마와 관련된 지수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그동안 ETF는 코스피지수, S&P500 등의 대표 지수를 단순히 따라가거나 이를 재가공한 상품이 주류를 이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운 산업, 테마가 급부상함에 따라 테마형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다섯 곳(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테마형 ETF 규모(순자산총액)는 작년 말 6조9661억원에서 올 6월 말 13조6224억원으로 6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2019년 말에는 5조6166억원 수준이었다. 순자산총액은 ETF의 시가총액을 말한다. 상장된 주요 운용사의 테마형 ETF는 2019년 말 102개에서 올 상반기 132개로 늘었다.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X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테마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2019년 말 280억달러에서 2020년 말 1040억달러, 올 6월 말 1430억달러로 커졌다. 테슬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유명해진 미국 아크인베스트의 테마형 ETF가 지난해 유명세를 탄 것도 시장 성장을 자극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산업지형 급변과 함께 직접 투자 열풍도 테마형 ETF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은 ‘내가 아는 산업, 유망하다고 보는 분야에 투자한다’며 직접 ETF를 거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 상장돼 투자자들이 바로 사고팔 수 있는 ETF 특성상 자산운용사 간 상품 차별화 경쟁이 치열하다. ‘핫한’ 테마를 선점하려는 눈치작전이 한창이다. 한 자산운용사 ETF전략실 관계자는 “직원들끼리 ETF 브랜드명을 ‘테마’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라며 “테마형 ETF 투자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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