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최대 4인으로 제한하기로 한 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전국 곳곳으로 퍼질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지역별로 다르다 보니 규제가 약한 곳을 찾아다니는 ‘원정 유흥’ 수요가 생긴 데다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의 지방 관광지 이동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사적모임 규제는 오후 6시 이후에도 4인까지 모일 수 있고, 예외조항도 많이 뒀다는 점에서 수도권보다 약한 편이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은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어려운데 ‘휴가 대목’까지 사라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이 이처럼 정해졌지만, 비수도권은 거리두기 단계와 무관하게 별도 조치로 인원 제한을 정했다. 비수도권의 거리두기는 대부분 1~3단계다. 피서객이 몰리면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강원 강릉은 비수도권 중 처음으로 19일부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오후 6시 이후 최대 2인까지만 사적으로 모일 수 있다. 3인 이상은 숙박도 따로 해야 한다. 음식점과 카페는 오후 8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해수욕장 출입도 오후 8시부터 금지된다. 전북 전주·군산·익산·완주는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렸다.
비수도권 사적모임 제한의 예외는 2단계 수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동거가족이나 직계가족 모임, 아동·노인·장애인 등을 돌보는 사람은 사적모임 인원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상견례는 8인까지, 돌잔치는 16인까지 같은 장소에 모여도 된다. 정부는 예방접종 완료자는 사적모임 제한 인원에서 뺄 수 있도록 했지만 부산 광주 대전 세종 제주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포함하기로 했다.
부산 등 경남권에서도 이날 올해 최다인 17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김해의 한 유흥주점에서만 155명이 확진되는 등 음식점과 유흥주점에서 무더기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제주 역시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제주·대전·충청·부산 중심으로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감염 재생산지수는 1.32로 3주 연속 1보다 높았다.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정부 방역 지침을 어기고 집회나 예배 등을 강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이날 현장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지난 3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집회에선 참석자 중 세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산 우려에 정부는 확진자 확인 후 참석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내렸다.
김우섭/오상헌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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