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라니까" "아니, 윤석열이야"…'역대급' 변수 대선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1-07-21 09:15   수정 2021-07-2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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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윤석열이야"
최근 여론조사마다 대권 선호도 조사 1위가 엇갈리는 모습이 나오면서 실제 민심이 무엇인지를 두고 여론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많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대권을 놓고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형국"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유력주자들의 핵심 지지층이 부족하다는 점, 여론조사별로 중도층 민심이 제각각이라는 점 등도 선거 예측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조사 방식에 따라 드러나는 '샤이(Shy) 보수'가 지지율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지도 선거 결과를 바꿀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엇갈리는 여론조사, '샤이 보수'의 존재 입증
21일 한경닷컴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결과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동응답시스템(ARS)와 혼용(전화 면접+ARS)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8개에서는 모두 윤 전 총장이 우세했다. 반면 전화 면접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4개 중 3개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ARS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응답하기 때문에 관여도가 높고, 따라서 '샤이' 유권자들의 참여가 더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학계 중론이다. 전화면접의 경우 응답자 분포가 더 고를 수 있는 한편, 무응답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ARS 기반 여론조사에서 더 높은 이유는 '샤이 보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자신을 보수라고 밝히는 사람이 줄면서 샤이 보수가 생겨났다"며 "조사 방식에 따라 샤이 보수가 드러나면서 여론조사별로 온도차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정치권 안팎으로 샤이 보수가 10% 내외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당시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탄핵 반대여론의 차이가 10~15% 가량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1대 총선과 최근 재보궐선거 등에서는 한쪽 진영이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하면서 샤이 유권자의 존재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최근 전화 면접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20%대 중반, ARS나 혼용 조사에서는 많게는 30%대 초중반까지도 기록한다는 점에서 미루어볼 때, 샤이 보수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수준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경우, 미세한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샤이 보수의 크기가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尹은 고령·주부,
이재명은 40대가 핵심 지지층이지만
여론조사마다 각 후보별로 공통적으로 가르키는 핵심 지지층이 있지만, 대권 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지지층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전 총장은 40대를 제외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지지율도 높다. 다만 2030세대의 지지율은 극명하게 이 지사에 비해 낮다. 2030세대의 경우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부동층 역할을 한 만큼, 선거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범여권으로 표심을 합칠 경우, 윤 전 총장은 2030세대에서는 완전한 열세로 파악된다.

또 직업별로 농임어업, 전업주부의 지지율이 윤 전 총장이 우세하다. 특히 그중 주부 지지율은 '반(反)문' 지지율과 연동되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맘카페'로 대변되는 전업주부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 임기 중반까지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여겨졌으나 올해부터 균열이 가해졌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에서 20대나 학생 지지율도 많이 회복했지만, 주부 지지율은 30%대 초중반으로 요지부동이다.

이 지사의 경우, 40대 지지율이 압도적이다. 윤 전 총장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40대 지지율을 합쳐도 이 지사의 40대 지지율을 넘는다는 여론조사는 없다. 다만 이 지사는 투표율이 높은 50대 이상에서 윤 전 총장에게 완전히 밀리고 있다. 이 전 대표와의 50대 이상 지지율을 다 합쳐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나온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이 전 대표도 30대 지지율이 높은 편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연령대·직업별로 대체로 10%대 기록에 그쳤다.
중요해진 중도층 표심
…40대 흩어질지도 관건
현재 가장 종잡을 수 없는 것은 중도층 민심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도층 포섭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수층은 윤 전 총장을, 진보층은 이 지사나 이 전 대표로 쏠리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여론조사별로 중도층이 일관되게 1위를 점찍고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1·2위 중도층 격차는 적게는 10%포인트, 많게는 35%포인트까지 크기 때문에 중도층 민심 조사는 편차가 다소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40대 표심이 그대로 현상 유지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간 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혀왔던 40대의 표심이 여당 유력주자에게 그대로 전이될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70%가 '박빙'
…코로나19 변수도 부상
현재 여론조사 방식과 무관하게 1·2위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는 여론조사가 14개 중 10개로 대부분이다. 70%가 박빙의 승부로 나타난 셈이다.

역대 대선으로 봤을 때 이는 전례가 없다. 그간 대선을 200여일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 1위 후보가 있어왔다. 그만큼 대선이 임박할수록 어느 정도 여론이 형성됐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다.

대선주자 지지율은 임기말 정부 지지율과 연동되어 있다. 따라서 향후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서 대선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앞서고는 있지만, 역대 정부 중 임기말 지지율이 가장 높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부터 문재인 정부의 긍정 평가 요인은 압도적 1위로 '코로나19 대처'가 꼽히고 있다. 부정 평가 이유 압도적 1위는 '부동산 정책'이다. 대체로 2위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이 꼽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처'가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면서 관련 변수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7월 3주차 한국갤럽 조사상 코로나19 대처를 긍정적으로 꼽는 응답자 비율은 6%포인트 늘어난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13%포인트 늘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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