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MZ세대 마음 사로잡자"…유연근무제·사내 대학원 확대

입력 2021-07-19 15:30   수정 2021-07-19 15:31


몇 년 전만 해도 구직자들은 삼성전자를 ‘부담스러운 회사’로 평가했다. 대우도 나쁘지 않고, 경험 쌓기도 좋지만 ‘워라벨’(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키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정시에 퇴근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삶을 원한다면 삼성을 피하자는 얘기였다.
○‘워크 스마트’ 문화 정착
삼성에 먼저 입사한 선배들의 반응은 다르다. 업무량이 많은 것은 여전하지만 상사의 눈치를 볼 일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답이 돌아온다. ‘워크 스마트’가 삼성전자의 문화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직무별 특성을 고려한 유연근무제도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 제도와 연간 휴가계획 수립을 통해 개인의 상황에 따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변화의 시작은 2016년 제정한 패밀리데이다. 매월 급여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하고 5시 전 퇴근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이 제도를 ‘매주’ 혹은 ‘격주’로 운영하는 부서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사무직 직원에게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와 월 단위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주 40시간’이 아니라 ‘월평균 주 40시간’ 범위에서 자유롭게 근무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골자다.

임직원들의 정신건강에도 신경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만 14개 전문상담센터와 10개 마음건강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생활, 대인관계, 고충 상담, 스트레스 관리, 부부·자녀 고민 등 다양한 주제로 1 대 1 상담을 벌이고 치료도 돕는다.
○“인재 제일이 핵심 가치”
삼성전자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직원들은 경력개발 단계에 맞춰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이외에도 학술연수, 지역전문가, 인공지능(AI) 전문가 등 분야별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다.

1990년 도입한 지역전문가 제도는 입사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도록 지원하는 자율관리형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이 제도를 통해 세계 80여 개국, 3500여 명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그램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삼성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프로그램을 다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에게 직무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는 잡 포스팅 제도도 눈에 띈다. 사내 시스템을 활용해 수시로 실시되며, 지난 3년 동안 1657명이 희망 직무로 전환해 조직과 개인이 모두 ‘윈윈’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장의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 1989년 반도체 사내 기술대학으로 시작한 삼성전자공과대(SSIT)는 2001년 정규대학이 됐다. 설비, 인프라, 디스플레이 분야의 4년제 정규 학사과정을 운영한다. 아울러 사내대학원으로 성균관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공학과와 DMC공학과를 개설해 차세대 기술 리더를 양성 중이다. 현재까지 학사 1002명, 석사 1150명, 박사 177명을 배출했다.
○경영진이 MZ세대와 직접 소통
삼성전자는 MZ세대와 경영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밀레니얼 커미티’를 운영하고 있다. 함께 근무하는 다양한 세대가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자는 취지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엔 20~30대의 생각과 경험을 사업부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MZ 보드(MZBoard)’가 있다. 회사의 제품과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SNS에서 이슈가 되는 중요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다.

무선사업부는 2018년 소비자와 MZ세대의 눈높이에서 사업부 현안을 논의하고자 하는 다양한 직군·세대의 임직원 100명을 모집해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었다. 메모리사업부는 경영진부터 사원까지 하나의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매월 사업부장 주관으로 다양한 직책·세대의 사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경영지원실은 경영진과 MZ세대 간 상호 이해를 위해 ‘GenZ 멘토단’을 운영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멘토링을 통해 MZ세대의 성장과 고민을 나누고, 고객 관점에서 제품 트렌드 및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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