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2조 쓰고도 '손절'…도쿄올림픽 '이례적 사태'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7-19 13:19   수정 2021-07-19 15:22


도쿄올림픽의 최상위 후원기업인 '월드와이드올림픽파트너'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도요타자동차가 일본 내에서 올림픽 관련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 등 경영진들은 개막식에도 불참할 방침이다.

나가타 준 도요타 최고홍보책임자(CCO)는 19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맞아 도요타의 비전 등을 전할 광고를 사전에 제작했지만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도요타 아키오 사장 등 경영진들도 개막식 등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나가타 CCO는 "여러가지 면에서 이해가 안되는 올림픽이 되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와이드파트너는 올림픽 후원사 80곳 가운데 최상위 등급이다. 삼성, 인텔, 파나소닉, 비자, 코카콜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14개만 월드와이드파트너로 지정됐다.

월드와이드파트너는 전세계에서 오륜기 등 올림픽과 관련한 지적재산을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 나머지 후원사들은 올림픽 개최국에서만 후원사로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


도요타는 2015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월드와이드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도요타가 10년 계약에 2000억엔(약 2조828억원)을 썼다는 추산도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따낸 후원사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하는데도 일본 정부가 올림픽을 강행하는데 따른 일본 국내의 싸늘한 여론을 반영한 조치로 보인다.

나가타 CCO는 "출전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해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에는 도요타 소속 선수 약 200명이 출전한다. 도요타는 광고방송을 내보내는 대신 자사의 미디어인 도요타타임스를 통해 소속 선수들을 응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도요타는 경기운영 차량 3340대도 제공하고 있다. 도쿄 주오구 하루미의 올림픽선수촌 내에는 자율주행기능을 갖춘 전기차 e팔레트 16대가 운행하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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